[진보당 압수수색] 공안사건때마다 “남조선 조작” 강변 北, 이번엔 어떤 반응 보일까

입력 2013-08-28 18:36

북한은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이 포함된 이번 대형 공안사건에 어떤 반응을 보일까.

정부와 전문가들은 개성공단 정상화와 이산가족 상봉이 합의되는 등 남북대화 모드가 이뤄지고 있는 만큼 북한이 침묵하거나 단순 보도에 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정부 당국자는 28일 “남북 간 대화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이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북한은 최근 대화 국면이 진행되면서 한·미 연합 군사훈련 등에 대해서도 논평을 자제하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그동안 대형 공안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남한 정부의 ‘조작’이라고 강변해 온 북한이 이번 사건에 대해서도 반발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북한은 2011년 왕재산 사건이 발생했을 때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서기국 보도를 통해 “남조선 파쇼 공안 당국은 극히 모략적인 간첩단 사건이라는 것을 조작하고 남조선 각계의 통일 애국 인사들에 대한 일대 탄압 소동을 일으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심각한 통치 위기에 직면할 때마다 간첩단 사건을 조작하는 것은 괴뢰들이 역대적으로 써오는 상투적인 수법”이라며 “진보세력들의 활동을 친북으로 몰아 말살, 위기를 모면하고 보수 세력의 재집권을 실현해보려는 데 있다”고 남한 정부 조작설을 부추기기도 했다.

앞서 1992년 이선실 사건 때도 북한은 조평통 성명을 내고 “남측이 꾸며낸 자작극”이라고 발뺌한 바 있다. 당시 북한은 이 사건과 한·미 연합 군사훈련을 빌미로 남북화해공동위원회 등 4개 공동위 회의를 거부하는 등 남북대화를 중단시키기도 했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