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stock] 외국인 매수세에 선방… 앞날은 불안
입력 2013-08-28 18:34
미국의 시리아 공습이 임박했다는 소식에 급락 출발한 코스피지수가 외국인의 매수세에 제자리를 찾아 마감했다. 하지만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코스피지수의 앞날을 마냥 밝게 보긴 어렵다는 의견을 펴고 있다.
28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32포인트(0.07%) 내린 1884.52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는 개장 직후 1860선 초반에 머무는 등 부진했다. 간밤 미국과 유럽 증시가 ‘시리아 쇼크’에 따라 폭락한 영향이었다. 하지만 1200억원이 넘는 외국인 매수세가 유입되며 코스피지수는 오전 중 1870선을 되찾았고, 오후 들어서는 기관까지 ‘사자’에 나서면서 1880선을 회복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은 방향이 엇갈렸다. 시총 1위 삼성전자는 0.38%, 기아차와 현대차는 각각 1.88%, 1.05%의 오름세였다. 반면 POSCO(-0.93%), SK하이닉스(-0.89%), 신한지주(-1.64%) 등은 약세를 보였다. 코스닥시장에서는 스페코(15.00%), 빅텍(14.98%), 퍼스텍(10.00%) 등 방위산업 관련 종목들이 급상승, 시리아 쇼크 반사이익을 누렸다.
금융투자업계는 이날 코스피지수가 빠르게 회복된 이유를 국제분쟁 이슈에 민감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리밸런싱’에서 찾았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변동성에 취약한 나라에서 투자자금을 빼내 기초체력이 탄탄한 한국을 새 투자처로 삼았다는 분석이다. 동부증권 장화탁 주식전략팀장은 “신흥국에 투자했던 외국인은 ‘문제가 없는 나라’를 찾았고, 한국과 대만으로 자금을 옮겼다”고 설명했다.
금융투자업계는 향후 코스피지수 동향이 불투명하다고 전망한다.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양적완화 축소 계획을 밝힌 지난 5월부터 아시아 신흥국 증시에서는 유동성이 계속 빠져나가는데, 이 추세가 심각해지면 한국도 안심할 수 없다는 것이다. 장 팀장은 “신흥국 문제가 적당한 수준에서 끝난다면 한국 증시가 외국인의 리밸런싱 수혜를 얻을 수 있지만, 글로벌 실물경제 둔화로까지 번지면 악영향이 불가피하다”고 내다봤다.
한국 자본시장의 ‘닥터둠’으로 불리는 아이엠투자증권 이종우 리서치센터장도 같은 의견이다. 이 센터장은 “이달 들어 미국 경제지표가 호조를 보이자 양적완화 출구전략 시행이 가시화되고 있고, 유동성의 힘에 의존하던 세계 증시에서 한계가 나타난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은 한국 시장이 잘 견뎌내고 있지만 큰 상승 동력이 없는 게 문제”라고 덧붙였다.
이경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