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공포’ 신흥국 금융시장 출렁… 金·유가 급등

입력 2013-08-28 18:20 수정 2013-08-28 22:41

글로벌 경제가 혼돈의 소용돌이에 휩싸여 있다. 미국 양적완화 축소에 대한 우려로 아시아 신흥국 금융시장의 동요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미국의 시리아 공습이 임박한 것으로 알려지자 설상가상의 상황을 맞이하고 있다. 세계 주요 국가의 주식시장은 급락했으며, 국제 원유가와 금값은 일제히 뛰고 있다. 국제시장의 불안은 우리나라에도 악재다. 외환·금융위기를 겪으면서 경제 펀더멘털이 나아지긴 했지만 중동의 화약고마저 터질 경우 국내 실물 및 금융시장의 타격은 불가피하다.

미국의 양적완화 출구전략에 외환위기 상황에 몰린 신흥국이 또다시 타격을 맞는 모양새다.

28일 인도의 루피화 가치는 전날보다 최대 3.9% 급락했다. 달러·루피 환율은 개장 이후 계속 상승해 오후 1시56분 달러당 68.755루피로 사상 최고점을 찍었다. 일일 기준으로 인도에 외환위기가 닥쳤던 1991년 이후 가장 큰 낙폭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이날 낙폭까지 포함, 루피화 가치는 올 들어 20% 가까이 떨어졌다. 오후에는 환율 오름세가 2%대로 수그러들었다. 전날 달러당 2리라를 돌파한 터키 리라화도 이날 추가 하락, 2.05리라까지 주저앉았고 인도네시아의 루피아화, 태국의 바트화 가치도 최저치 기록을 갈아치웠다.

동남아 증시도 급락세를 기록했다. 필리핀 PSEI 지수는 5738.06으로 전날보다 3.02% 내렸다. 장중 한때 5% 이상 폭락했다가 가까스로 낙폭을 줄였다. 태국 SET지수는 전날에 비해 2.17% 떨어지며 10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상대적으로 경제 체질이 양호한 일본, 중국 증시는 소폭 하락에 그쳤다. 일본 닛케이 평균주가는 전날보다 1.51% 하락한 1만3338.46에, 상하이종합지수는 0.11% 떨어진 2101.30에 거래를 마쳤다.

중동지역에 대한 불안정성이 커지며 국제유가는 급등했다. 안전자산인 금값도 치솟았다.

10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이날 아시아시장에서 배럴당 2.95달러 오른 111.96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2월 이후 가장 높은 것이다. 10월 북해산 브렌트유는 배럴당 2.81달러 오른 117.17달러까지 치솟았다. 또 12월물 금은 전날보다 2% 상승한 온스당 1420.20달러에서 장을 마쳐 5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캐피탈이코노믹스 줄리안 제솝 이코노미스트는 “지정학적 리스크 때문에 신흥국 금융시장의 변동성은 더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백민정 기자 min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