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미풍 그칠것” 증권가 “설상가상”

입력 2013-08-28 18:20

금융당국은 ‘시리아 쇼크’를 걱정하지 말라고 하지만 자본시장의 표정은 어두워지고 있다.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미국의 시리아 공습이 국내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적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금융투자업계는 지지부진한 증시에 설상가상의 시련이 닥쳤다며 한숨짓고 있다.

신 위원장은 28일 서울 명동 외환은행 본점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 자금세탁방지 지역기구(APG) 워크숍에 참석한 뒤 기자들을 만나 “1997년 외환위기와 2008년 금융위기도 극복한 경험이 있어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미국이 곧 시리아를 공습할 것이라는 전망이 퍼지자 미국 뉴욕증시와 유럽 증시는 간밤에 1∼2% 동반 폭락했고, 코스피도 한때 휘청거렸다.

신 위원장은 다만 “투자심리가 과도하게 위축되는 등 금융당국의 조치가 필요하면 대응책을 내놓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증권가의 시름은 더 깊어졌다. 현대증권은 이날 “시리아 쇼크는 국내 증시에 설상가상의 악재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대증권 이상재 이코노미스트는 “글로벌 불안감이 확대되면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커질 것”이라며 “한국 증시와 원화는 위험자산군에 속하기 때문에 하락세에 동참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증권가에서는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불안이 장기적인 국제유가 상승으로 이어지면 신흥국뿐 아니라 선진국의 소비심리도 위축될 것으로 본다. 하반기 글로벌 경기회복이 불투명하다는 얘기다.

하이투자증권 박상현 연구원은 “시리아 공습설 이후 국제유가는 약 3% 급등했다”며 “이 추세가 장기화되면 미국·유럽 경기의 회복세가 주춤해질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