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대통령-대기업 회장단 오찬] 총수들 “정부 턱 높아” 토로, 朴 대통령 “만사 제치고 지원”
입력 2013-08-28 18:11 수정 2013-08-28 22:33
박근혜 대통령과 10대 그룹 회장단의 28일 첫 청와대 만남은 지난 1월 당선인 자격으로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를 찾았을 때와는 전혀 다른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박 대통령은 주로 들은 반면, 대기업 총수들은 시간과 주제에 구애받지 않고 여러 애로사항을 토로했다. 지난 1월 만남에서 박 대통령은 “대기업도 좀 변화해주기 바란다”고 했고, 회장들은 “협조하겠다”고 답했었다. 이번엔 회장들이 “정부의 턱이 너무 높다”고 토로하자, 박 대통령이 “만사 제쳐놓고 (지원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이건희 삼성 회장을 비롯한 10명의 회장단은 오찬 간담회가 시작되기 30분 전 청와대에 도착해 20여분간 서로 비공개 환담을 나눴다. 오전 11시50분 회장단이 행사장인 청와대 본관 인왕실에 입장했고 10분 뒤 박 대통령이 자주색 상의와 회색 바지 정장 차림으로 들어왔다.
박 대통령 오른편으로는 이 회장, 신동빈 롯데 회장, 이재성 현대중공업 대표가 순서대로 앉았고 왼편으로는 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 조양호 한진 회장, 홍기준 한화 부회장이 자리를 잡았다. 전경련 회장인 허창수 GS 회장은 박 대통령 맞은편 정면에, 대한상의 회장인 박용만 두산 회장과 김창근 SK 회장이 허 회장 양 옆에 앉았다. 최근 폐렴 증세로 입원치료를 받다가 퇴원한 이건희 회장은 여전히 몸이 불편한 듯 수행원이 부축했다.
박 대통령은 자리에 앉자마자 “여러분 반갑습니다. 귀한 시간 내주셔서 감사드립니다”라고 인사했다. “여러분과 함께 경제를 살리기 위해 허심탄회한 시간을 가지고자 이렇게 모시게 됐다”고도 했다.
대기업에 대한 격려도 잊지 않았다. 박 대통령은 “그동안 기업을 하면서 얼마나 난관이 많았느냐. 극복해서 세계적으로 우뚝 솟았는데 다시 힘을 모으면 얼마든지 (다른 장애도 극복이) 가능하다”고 했다. 회의 내내 “그동안의 협조에 감사드린다”거나 “기업들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우리 기업 이름이 (세계에) 널리 알려진 데 대한 자부심은 국민 누구나 느끼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번 행사의 무게를 감안한 듯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최문기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등 경제부처 수장들이 대거 참석했다. 청와대에선 김기춘 비서실장, 조원동 경제수석, 윤창번 미래전략수석이 출동했다.
신창호 기자 proco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