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총회 앞둔 장로교 주요 5개 교단 차기 총회장·부총회장 후보에 물어보니
입력 2013-08-28 17:53 수정 2013-08-28 22:13
교회 연합과 일치 “갈라진 연합기구 조속 통합해야”
건강·신뢰성 회복 “영성 회복과 신행일치가 포인트”
주요 장로교단의 차기 지도부 대다수는 갈라진 교회연합기구를 조속히 통합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한국 교회의 건강성 회복을 위해서는 영성회복과 신행일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향후 한국 교회에 화합과 일치, 교회갱신 운동이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본보는 28일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합동과 통합, 백석, 고신 및 한국기독교장로회(기장) 등 내달 정기총회를 앞둔 장로교 5대 교단의 차기 총회장 및 부총회장 후보 11명을 대상으로 전화 및 서면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예장통합 차기 총회장인 김동엽 목사는 설문에 응하지 않았다.
◇“한기총·한교연 통합 나서라”=총회장 및 부총회장 11명 중 9명은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와 한국교회연합(한교연)의 단일화 여부에 대한 질문에 ‘찬성한다’고 답했다. 예장통합 부총회장 후보인 공병의 정영택 목사는 “당초 하나였던 단체가 다시 하나가 되어야 한다는 데 반대할 이유는 없다”면서 “기득권을 버리고 서로 조금씩 양보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예장고신 부총회장 후보인 신상현 김철봉 목사와 차기 기장 총회장인 박동일 목사, 부총회장 단일후보인 황용대 목사 등도 “합쳐야 할 때”라고 말했다.
반면 예장합동 차기 총회장인 안명환 목사는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예장백석 총회장으로 추대될 예정인 장종현 목사는 단일화를 전제로 “양 기관 간에 대화와 만남 등 협력 활동부터 늘려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예장고신 차기 총회장인 주준태 목사는 입장표명을 유보했다. 최근 한국교회평신도지도자협회 등 교계 일각에서는 양 기관의 단일화를 촉구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영성 회복’으로 교회 건강·신뢰 되찾아야=차기 교단 지도자들 중 절반 가까이는 한국교회 건강성 회복 방안으로 성경 말씀과 예배를 통한 영성회복을 꼽았다. 예장고신 주준태 목사는 “교회 안팎으로 교회 위기론과 개혁요구가 거센 상황에서 우리가 찾아야 할 것은 성경 말씀에 기초한 영성”이라고 강조했다.
예장합동 부총회장 후보인 김영우 목사는 “교회지도자들이 먼저 철저히 각성해야 한다”면서 “서로 책임을 전가하지 말고 ‘내 탓이오’ 하며 통렬히 회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후보인 백남선 목사는 신앙과 삶의 불일치를 지적하며 “목회자부터 ‘신행일치의 본’을 보여야 한다”고 밝혔다.
기장의 황용대 목사는 ‘도덕성 회복’을 촉구했다. 이 밖에 예장백석 장종현 목사는 “신학교에서부터 성령운동, 기도운동, 신학회복운동, 나눔운동이 일어나야 한다”고 말했고, 기장의 박동일 목사는 ‘정의와 공의의 실천’을 교회 건강성 회복의 우선과제로 제시했다.
각 교단의 주요 현안은 교단 사정에 따라 제각각이었다.
예장백석은 예장개혁(총회장 전하라 목사)과의 교단 통합이 최우선 과제였다. 올해 교단 창립 60주년을 맞이한 기장의 경우, 전도와 선교를 통한 교단 부흥에 총회장단의 관심이 컸다. 지난해 총회에서 파행사태를 빚으며 비상대책위까지 꾸렸던 예장합동은 ‘교단 내부 화합’과 ‘교단 지도력 회복’을, 예장고신은 재정개혁 문제 등을 선결 과제로 꼽았다. 예장통합은 ‘성장 정체의 극복’ 등을 중요한 과제로 판단했다.
◇민감한 사회 이슈는 ‘답변 유보’=최근 사회적 이슈로 떠오른 현안인 종교인 과세 및 목회대물림방지법 등에 대해서는 신중한 반응이 많았다. 총회 및 임원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총대들을 자극할 수 있는 민감한 발언은 가급적 삼가는 분위기였다.
정부가 과세 방침을 정하고 입법예고 중인 ‘종교인 과세’에 문제에 대해 “찬성한다”는 입장은 예장고신의 주준태 목사와 기장의 황용대 목사 등 2명에 불과했다. “반대한다”는 의견은 4명, 나머지는 입장 표명을 유보했다. 일부는 9월 총회나 교계 차원에서 종교인 과세 문제에 대한 논의를 지켜보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개진했으며, 과세 제도에 대한 주요 내용을 숙지하지 못하고 있는 후보들도 있었다.
목회대물림방지법에 대해서도 찬성 의견을 밝힌 이는 기장의 박동일 황용대 목사, 예장고신의 주준태 목사 등 3명이었다. 예장통합의 공병의 정영택 목사는 각각 “시기상조다” “자발적 결단이 중요하다”며 사실상 반대에 가까운 입장을 내비쳤다.
예장백석의 장종현 목사와 예장고신의 김철봉 신상현 목사, 예장합동의 부총회장 후보들은 입장표명을 미뤘다. 이 밖에 총회장단 거의 모두는 동성애 확산·옹호 가능성을 이유로 차별금지법 제정에 반대했다. 기장의 황용대 목사는 “면밀한 신학적 연구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재찬 최승욱 이사야 기자 jeep@kmib.co.kr
◇설문에 응해주신 분
△대한예수교장로회(통합)
공병의·정영택 목사
△대한예수교장로회(합동)
안명환·김영우·백남선 목사
△대한예수교장로회(백석)
장종현 목사
△대한예수교장로회(고신)
주준태·신상현·김철봉 목사
△한국기독교장로회
박동일·황용대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