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누구나 편하게 웃고 즐길 수 있는 작품 만들 것” 돌아온 시트콤의 대부 김병욱 PD
입력 2013-08-29 06:03
김병욱(52) PD는 ‘시트콤의 대부’로 통한다. ‘순풍산부인과’ ‘웬만해선 그들을 막을 수 없다’ ‘똑바로 살아라’(이상 SBS) 등을 통해 방송가에 시트콤이란 장르를 안착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거침없이 하이킥’(MBC)을 시작으로 시즌3까지 만들어진 ‘하이킥’ 시리즈는 ‘김병욱표 시트콤’을 완성시키며 그를 추종하는 많은 마니아를 만들어냈다.
김 PD가 이번엔 케이블 채널 tvN을 통해 새로운 시트콤 ‘감자별 2013QR3’를 선보인다. 그는 28일 서울 상암동 CJ E&M 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전작에선 ‘사회적인 올바름’을 극에 넣으려고 했다. 하지만 이번엔 누구나 편하게 웃고 즐길 수 있는 작품을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하이킥3(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를 할 땐 정치적으로 옳은 작품이 좋은 작품이란 생각에 빠져 있었어요. 그래서 극 초반, 청년실업 등의 문제를 가미했었죠. 하지만 이번엔 아니에요. 제 초창기 작품들처럼 코미디를 많이 넣어 누구나 즐겁게 볼 수 있는 시트콤을 만들 겁니다.”
작품명 ‘감자별 2013QR3’엔 울퉁불퉁한 감자처럼 예측 불가능한 우리네 인생을 그려 보이겠다는 의도가 담겨 있다. 방송은 다음 달 23일 밤 9시15분 첫 회를 내보내며 매주 월∼목요일 같은 시간에 방영된다. 매회 45분씩, 총 120부작으로 기획됐다.
출연진을 보면 ‘하이킥’ 시즌1·2에 출연한 이순재(78)를 필두로 노주현(67) 김광규(46) 등 베테랑 연기자들이 다수 눈에 띈다. 하연수(23) 여진구(16) 등 신인배우들, 가수 장기하(31) 등도 캐스팅됐다. 김 PD는 “시트콤이란 장르는 실패할 확률이 높은 분야”라며 “캐스팅 작업을 하며 연기자들에게 ‘실패할 수 있지만 함께 좋은 시트콤 한 편 만들어보자’고 얘기했다”고 말했다.
“‘하이킥3’ 땐 할아버지 역이 하나도 없었잖아요? 그러다보니 출연이 불가능해진 이순재 선생님이 좀 서운해 하셨어요. ‘하이킥3’에 출연하려고 미리 스케줄도 다 빼놓으셨더라고요(웃음). 이번에 선생님이 92세 할아버지 역으로 나오는데, 캐스팅 시작하면서 가장 먼저 선생님한테 부탁드렸어요.”
그는 지상파가 아닌 케이블 채널로 작품이 방영되는 것에 기대감을 표시하기도 했다. 지상파 방송에 비해 표현이 좀 더 자유로울 수 있다는 점 등을 열거했다.
“케이블에선 일단 대본을 좀 더 거칠게 써도 된다는 점이 좋은 거 같아요. 그리고 지상파는 시청률 15%를 못 넘기면 실패작으로 규정되지만 케이블은 다르잖아요? (접근성이 높은) 지상파 방송보단 ‘열혈’ 시청자들이 챙겨보는 프로그램이 된다는 점도 좋았고요.”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