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를 넘어 함께하는 우리로 (35)] 한·일 청소년 “우린 운명공동체… 탈핵 손잡자”
입력 2013-08-28 17:27 수정 2013-08-28 21:05
한·일Y 청소년협의회
최근 일본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의 오염수 방류와 그 오염수로 인한 수산물 오염의 심각성에 온 국민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가운데 탈핵에 관한 생각을 공유하고 해결 방안을 모색하는 ‘제15차 한·일 YWCA 청소년 협의회’가 열렸다.
지난 23∼26일 서울 방이동 올림픽파크텔에서 ‘탈핵과 에너지 정의’란 주제로 열린 이번 행사에는 한·일 청소년 33명이 참석해 탈핵과 동북아평화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공동성명서를 발표했다.
한·일Y 청소년 협의회는 ‘21세기 아시아를 이끌어갈 한·일 청소년의 역할’이란 주제로 지난 1993년 한국에서 처음 개최됐다. 올해로 20년째인 협의회는 한국Y와 일본Y의 청소년들이 서로에 대한 보다 깊은 이해를 갖고 협력하고 실천할 수 있는 터를 마련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특히 이번 협의회는 후쿠시마 사태 이후 탈핵 문제와 최근 일본정부의 재군사화 움직임이 있는 가운데 열려 관심을 모았다.
협의회는 한·일 청소년들의 이해를 증진하며 청소년지도자 역량과 리더십강화, 핵 발전의 사회적 영향, 동북아 평화에 대한 고찰을 통해 청년운동가로서의 역할을 모색했다.
‘한류의 나라 한국은 어떤 곳일까’ 궁금해하며 들뜬 마음으로 인천공항에 도착한 일본Y청소년들, 두 차례의 ‘탈핵과 에너지 정의’란 주제로 사전모임을 가지며 일본 친구들을 만날 설렘이 가득한 한국Y 청소년들은 주제가 주는 묵직함 때문인지 모두 진지한 눈빛이었다.
하승수 변호사의 기조연설 ‘원자력과 에너지 정의’를 통해 한·일 청소년들은 재생 가능한 에너지 정책과 에너지 사용으로 탈핵(탈원전)이 가능하다는 확신을 가졌다.
현재 세계에서 원자력발전소 최밀집지역인 동북아시아는 원자력을 둘러싼 안전문제와 위험에 있어 한 배를 탄 운명공동체이다. 참가자들은 안전을 위협하고 방사능 물질을 다음 세대에 떠넘기는 원자력발전과 같은 부정의한 에너지는 정의로운 방식으로 전기를 생산하고 소비하는 에너지로 전환돼야 한다는 데 뜻을 모았다.
또 친교 프로그램 후 김준한 신부의 현장이야기 ‘밀양송전탑’ 강의가 이어졌다. 김신부는 “전기를 주 사용처인 도심지역으로 실어 나르기 위해 세우는 송전선로와 송전탑의 문제가 바로 밀양에서 발생되고 있다”며 “이는 사용자의 편리하고 안락한 삶을 위해 소수인 지역민들의 생존을 위협하는 부정의한 구조”라고 밝혔다.
24일에는 팀별로 서울에너지 드림센터와 서대문형무소를 방문했다. 남산 인사동 명동 등에서 문화탐방이 진행됐다. 참가자들은 서울시 에너지 자립을 상징하는 건축물인 서울에너지드림센터를 방문해 지난 97년부터 15년간 쓰레기 매립지였던 난지도가 2006년 이후 생태계의 보고로 복원돼 환경재생이 가능하다는 것을 확인했다.
25일에는 ‘탈핵과 에너지 정의’란 주제로 한국과 일본Y의 국가보고가 진행됐다. 이를 통해 참가자들은 탈핵문제는 국가적으로, 또 동북아 차원의 협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절감했다.
협의회 마지막 날인 26일에는 ‘한일YWCA청소년협의회 공동성명서’가 발표됐다. 공동성명서는 일본과 한국이 핵문제에 있어서 운명공동체라는 점을 인식하고 양국이 서로 협력해야 한다는 입장을 담고 있다. 또 개인과 단체 그리고 국가가 실천해야 할 과제를 제시했다.
이 성명서는 탈핵 관련 문제를 양국의 청소년들이 함께 만들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이들은 자국에서 다음 세대에 대한 책임을 바탕으로 지속가능하고 정의로우며 재생가능한 에너지 사용에 대한 청사진을 구체화해 나갈 것으로 기대된다.
이주영(한국YWCA연합회 홍보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