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덕영 장로 칼럼-종교인과 신앙인 (56)] 좋은 교인과 좋은 크리스천
입력 2013-08-28 10:15
여름휴가에 가족을 동반하고 여행길에 올랐다. 여행 중 모자간에 약간 재미난 대화가 있었다.
아내는 여전도회의 중요성과 어려운 점을 설명했다. 아내 친구가 여전도회장인데 임원회의 준비하랴 기도회 주관하랴 장애인 섬김 사역에 동참하랴 일주일이 너무 빨리 지나간다는 것이다. 하나님의 일을 하는 것이 얼마나 보람 있는 일이냐는 아내의 이야기를 듣고, 막내아들이 말했다.
아들의 친구는 절대로 교회를 나가지 않는다고 한다. 그 친구의 어머니는 새벽 기도회와 전도회 봉사를 열심히 하고 있는데, 반면 할머니에게는 밥도 잘 안 해주고 가정에 소홀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가족들이 어머니에게 가정을 택할 것인지 교회를 택할 것인지 정하라고 말했는데도 달라지지 않았다고 한다.
그에 대한 반발심으로 다른 가족들은 아무도 교회에 다니지 않는다고 한다. 교회가 싫은 것은 아니지만 어머니의 모습이 별로 좋게 보이지 않아서 교회를 다니지 않는다는 이야기였다.
얼마 전에는 어느 교인의 동창회가 있었다고 한다. 성당의 임종 도움회에서 봉사하는 동창이 이야기를 했다고 한다. 임종하는 환자들이 너무 불쌍해서 본인도 모르게 눈물이 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그래서 매주 2회씩 빠지지 않고 꼭 병원에서 봉사를 하는데 정말 보람되고 배울 점이 많다고 했다.
그러자 옆에 있던 다른 동창이 “그런데 네 시어머니는 아직도 요양 병원에 계시다면서 자주 찾아뵙긴 하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그 친구 갑자기 얼굴색이 변하면서 아니라고 대답했단다. 마침 병원에 들러 인사라도 드리려 했는데 시간 나면 같이 한번 병문안 가자고 이야기했다고 한다.
성당에서 열심히 섬김 봉사를 하는 이 친구가 시어머니를 너무 학대한다는 소문이 친구들 사이에 들리고 있던 모양이다. 시어머니는 1년에 한두 번 찾아가고 남들은 일주일에 두 번씩이나 간호한다는 것이 잘 이해되지 않았다. 이유가 어떻든 간에 엄마는 우선 제자리에 있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족의 중심으로서 엄마의 위치는 막강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엄마가 우선 가족을 챙기고, 그 다음 가까운 친척들을 돌보고, 그리고 그 다음에 사회봉사를 했으면 좋겠다는 젊은이들의 요구가 꼭 틀린 소리 같지는 않다.
성경에서는 네 부모와 가까운 형제나 친척을 챙기지 못하고 다른 데만 섬기는 것은 악한 행위라고 말씀하고 계신다. 좋은 교인은 많으나 가족과 직장과 사회에서 모두 칭찬받는 좋은 크리스천이 되는 것은 정말 힘든 일이다. 나 자신도 스스로 기독교인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만약 직원들에게 거짓말을 해서 신용을 잃거나 자신의 이익만 챙기는 사장이라고 직원들이 생각하게 된다면 전도의 길은 막히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교회에 나가고 싶어도 저런 사장을 보면 어떻게 교회에 나갈 수 있겠냐”고 한다면 하나님의 이름을 더럽히고 더불어 하나님의 이름을 망령되게 일컫는 죄를 범하고 있다는 생각을 해보았다. 정말 말로나 행동으로나 사회에 본이 되어야 진짜 좋은 크리스천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큰 교회 목회자들의 언동은 좋은 전도에 큰 영향을 미친다. 목회자가 좋은 크리스천으로 비쳐야 사회에 기독교 문화와 도덕성이 전파될 것이다.
좋은 교인이 되기도 어렵지만, 그래도 좋은 크리스천이 되어 가정과 사회와 국가와 전 세계에 영향력을 미치고 세상의 중심에 하나님의 이름을 높이는 하나님의 일꾼들이 많이 양성될 것을 기도해 본다. 나부터 시작해보자고 다짐하고 노력하고 있지만 어떻게 비칠지 모르겠다.
나 혼자서는 할 수 없지만 오늘도 동행하시는 성령 하나님의 인도를 받는다면 가능하다는 생각을 해 보았다. 나는 약하나 하나님은 하실 수 있다는 생각으로 오늘도 하루를 마감하며 되새기는 기도를 해 본다. 별로 한 것 없이 하루를 보냈다는 생각에, 내일은 더 보람 있는 좋은 크리스천이 되어보리라 기도해 본다.
한국유나이트문화재단 이사장, 갈렙바이블아카데미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