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 뭐가 무서워… 與, 야스쿠니 참배 명단 요구하자 “한·일 관계 악화 우려” 제출 거부

입력 2013-08-27 22:14 수정 2013-08-27 15:47

새누리당이 외교부에 일본 군국주의의 상징인 야스쿠니(靖國) 신사를 참배한 일본 정치인 명단을 제출할 것을 요구했으나, 외교부가 이를 거부하면서 갈등을 빚고 있다.

국회 동북아역사왜곡대책특위 소속 새누리당 의원들은 27일 국회에서 외교부와 교육부가 참석한 가운데 간담회를 개최했다. 특위는 여야 합의로 전체회의를 열 예정이었으나 야당이 불참해 간담회로 대체했다.

남경필 위원장은 회의에서 신사참배 정치인 명단의 추가 공개를 위해 외교부가 확보한 명단 전부를 제출하라고 요구했지만 외교부는 “명단 공개 시 한·일 외교관계 악화가 우려되고 부정확한 명단이 발표되면 큰 문제가 될 수 있다”면서 추가 제출을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위 측은 외교부가 지난 4월 신사 참배한 160여명 중 130명가량의 명단을 확인했으나 이중 15명만 국회에 통보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특위 여당 의원들은 외교부에 28일까지 추가 명단을 제출하라고 거듭 요구했다.

한혜진 외교부 부대변인은 “일본 정부나 의회 차원에서 우리한테 그 명단을 공개하거나 그러지 않기 때문에 (명단 확보) 작업이 상당히 노력하고 있음에도 쉬운 일은 아니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의원들은 비공개회의에서 외교부를 향해 “안이하고 소극적인 대처를 하고 있다”고 질타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위 여당 간사인 김세연 의원은 “국회에서 판단할 부분을 정부가 사전에 판단해 명단 제출을 거부하는 것은 문제”라며 “정확도가 떨어지는 부분은 별도의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는 점을 명시해서 공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남 위원장은 지난 21일 외교부의 보고를 인용해 올해 야스쿠니를 참배한 아소 다로 부총리 겸 재무상 등 각료와 의원 28명의 명단을 공개했다.

김재중 기자 j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