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주세계조정선수권대회 관람석이 텅 비었다
입력 2013-08-27 19:14
‘지구촌 최대 물의 축제’로 기대를 모았던 2013충주세계조정선수권대회가 주최 측의 실적 및 성과 위주의 대회 운영으로 ‘그들만의 대회’로 전락하는 분위기다. 시민들의 무관심 속에 관람석은 텅텅 비고, 관람객 절반 이상은 무료입장객들이다.
27일 대회조직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24일 대회가 개막된 지 사흘째인 26일 현재 입장객 누적 현황은 3만1284명(개회식 초대 1만5000명)이다. 경기가 진행된 첫날인 25일 9000명(유료 4500명), 26일 7284명(유료 3284명)이었고, 유료 입장객 수는 7784명(24%)이다. 8일 간의 대회기간 목표 유료입장객 수는 5만여 명이다.
한국 선수가 출전한 패자부활전이 열린 이날 낮 12시30분쯤 관람석은 텅 비어 있었다. 일반석과 특석 등에 앉아 있는 사람들은 자원봉사자와 시민서포터즈 등이 절반 이상이었고, 응원 나온 충주 예성여자중학교 3학년 259명이 있었다.
조직위가 사전에 입장권 5만2821장을 개인보다는 후원 기업이나 기관 등에 떠넘기듯 판매한 결과였다.
관람객을 위한 편의시설도 턱 없이 부족했다. 장애인 전용좌석을 확보하지 않은데다 수유실 등도 부족해 관람객들의 발길을 붙들지 못했다. 생후 1년이 채 안된 아이와 함께 관람하러 온 이승아(29·공주시)씨는 “멀리서 왔는데 모유시설이 없어 불편했다”면서 “기본적인 편의시설이 마련되지 않아 아쉽다”고 지적했다. 진로문화체험으로 경기를 본 이수민(15·충주시) 양은 “조정 경기가 재밌지만 이해하기엔 좀 어렵다”며 좀 더 친절한 설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직위 자유게시판에는 “장애인 배려가 없는 세계선수권” “누구를 위한 세계대회냐” “자원봉사자 교육이 전혀 안됐다” 등 대회 비난글들이 올라왔다.
조직위 한 관계자는 “조정 경기 특성상 관중의 집중도가 약해 텅 빈 관중석이 목격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또 다른 관계자는 “전문가들이 아니고 파견 나온 공무원들이기 때문에 그런 것 아니겠느냐”면서 “제 밥통 챙기기에 여념이 없는 모습이 안타까울 뿐이다”고 지적했다.
충주=글·사진 홍성헌 기자 ad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