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10대 그룹 총수들과 청와대 오찬… ‘상법개정안 완화’ 선물 주나

입력 2013-08-27 18:31 수정 2013-08-28 00:38

대내외 경제 여건이 좋지 않은 가운데 박근혜 대통령이 28일 대기업 총수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을 갖는다.

박 대통령이 삼성 현대기아차 SK LG 롯데 현대중공업 GS 한진 한화 두산 등 국내 상위 10대 그룹 총수들만을 불러 오찬간담회를 개최하는 것은 취임 이후 처음이다.

박 대통령은 총수들에게 경제활성화 및 일자리 창출을 위한 대기업들의 적극적인 동참을 요청할 것으로 전망된다. 박 대통령은 지난 8월 초 하반기 국정운영 구상을 밝히면서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을 강조했었다. 두 가지 국정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대기업의 적극적인 국내 투자가 필수적이라는 게 청와대의 판단이다. 따라서 박 대통령은 기업들의 투자를 가로막는 법적·제도적 장애를 없애겠다고 언급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재계가 반발하고 있는 상법 개정안의 완화를 시사하는 발언으로 선물을 풀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정부와 새누리당, 청와대는 27일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비공개로 당·정·청 협의를 갖고 상법개정안을 완화한다는 데 의견 접근을 이룬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 경영의 투명성을 높이고 소액주주 보호를 강화한다는 상법 개정의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경제 살리기의 시급성을 감안해 다소 수위를 낮추거나 시행 시기를 조절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한 참석자는 “박근혜 대통령이 강조해온 경제활성화 기조의 측면에서 (개정안의) 큰 방향성을 논의했다”고 전했다.

박 대통령은 메시지 전달 외에도 대기업 총수들의 말을 경청할 것으로 보인다. 대기업 총수들은 새 정부의 대기업 관련 정책에 대한 불만 등을 털어놓을 가능성이 있다.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GS 회장)과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두산 회장)은 상법 개정안이나 통상임금 문제 등 각종 경영 제약 요인에 대해 재계의 입장을 대변할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측은 참석하는 대기업 총수가 많지 않은 만큼 이들에게 충분한 발언 기회가 보장될 것이라고 27일 설명했다. 재계에 따르면 당초 청와대는 총수들에게 ‘3분 스피치’를 요청했으나 이를 취소하고 시간과 주제에 구애받지 말고 자유롭게 발언해 달라고 했다고 한다.

신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