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나루] 민주당 의원 보좌관들 삼중고

입력 2013-08-28 01:46


민주당 국회의원 보좌진들은 요새 볼멘소리를 자주 한다. 당 지도부의 원내외 병행 투쟁에 따라 낮에는 땡볕에 나갔다가 밤에는 국회로 돌아와 9월 국정감사 준비를 하기 때문이다. 밤샘작업도 일쑤다.

이 와중에 힘을 더 빼는 건 의원들의 해외출장 소식이다. 한 보좌관은 27일 “김한길 대표가 7∼8월 해외출장 자제령을 내렸는데, 한동안 얼굴이 보이지 않아 물어보면 해외에 나갔다고 한다”며 “최근 천막투쟁 동력까지 끌어올려야 하는 판에 답답하다”고 말했다. 최근 두 차례 최고위원회의에 불참한 신경민 최고위원은 지난주 말 해외출장을 떠났다. 국가정보원 국정조사특위 활동이 끝난 뒤 당무로 인한 열흘 안팎의 미국행이라지만 때가 때인 만큼 당 안팎에서 곱지 않은 시선이 나온다. 백재현·이찬열·정호준 의원 등도 미얀마, 중국을 다녀왔다.

아울러 보좌진들은 국회 상임위원회 소속 부처와 기관에 자료를 요구하고, 실적(實績)까지 내야 하는 상황이라 “몸이 열 개라도 모자란다”고 푸념한다. 특히 원내대표단은 여당에 지지 않으려는 듯 “국감 자료를 많이 생산하라”고 은근히 압박하고 있다.

이들은 이렇게 시청 앞 서울광장과 여의도 의원회관을 오가며 평일을 보낸 뒤 주말에는 ‘촛불’을 들러 나간다. 여름휴가도 못 갔다는 A의원실 관계자는 “하루 평균 근무시간이 16∼17시간에 달한다. 무더위에 업무환경도 좋지 않은데 위에선 보도자료 왜 안 내느냐고 하지, 당에선 천막에도 좀 나와보라고 눈치를 준다”며 “근래 야당 보좌진들이 자주 바뀌는 이유가 다 있다”고 했다. 삼중고 때문이라는 얘기다.

김아진 기자 ahjin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