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W 구자철 ‘골 갈증’ 풀어줄까… 축구대표팀 유럽파 7인 발탁 공격진 물갈이
입력 2013-08-27 18:16
“지금부터 경쟁이 시작된다.”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의 홍명보(44) 감독이 2014 브라질월드컵을 향한 본격적인 경쟁체제를 선언했다. 홍 감독은 27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아이티(9월 6일), 크로아티아(10일)와의 평가전에 나설 대표선수 25명의 명단을 발표했다. 동아시안컵과 페루전을 통해 한국, 중국, 일본에서 뛰는 선수들의 기량을 점검한 홍 감독은 유럽에서 뛰는 7명을 불러 최정예 팀을 처음으로 구성했다.
◇유럽파 공격수, 골 가뭄 해소할까=대표팀 명단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이름은 손흥민(레버쿠젠)이다. 홍 감독은 손흥민을 처음으로 선발한 배경에 대해 “독일 출장을 갔을 때 시간을 내서 많은 얘기를 나눴다. 모든 사람들이 손흥민에 대해 잘하고 있다고 하니까 그 의견을 존중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설명했다. 손흥민은 대표팀에서 측면 공격수로 뛸 것으로 보인다.
지동원은 새로운 ‘원톱’으로 떠올랐다. 홍 감독은 지동원을 지목하며 “소속 팀에서도 원톱 역할을 하고 있다. 지금 역할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는 판단이다. 언제든지 골을 터뜨릴 수 있을 것이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김보경(카디프시티)에 대해선 “공격의 어느 포지션도 다 소화할 수 있는 선수다. 어느 포지션이 가장 잘 맞는지 소집 후에 훈련하며 생각해 보겠다”고 말했다.
홍 감독은 구자철(볼프스부르크)을 공격수로 뽑아 섀도 스트라이커로 쓰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구자철은 수비형 미드필더뿐만 아니라 공격형 미드필더도 소화할 수 있는 데다 득점력까지 갖췄다. 전임 사령탑들의 사랑을 독차지해 온 이청용(볼턴)도 홍 감독의 부름을 받았다.
◇더 탄탄해진 수비=홍 감독은 수비진에도 변화를 줬다. 소속 팀에서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는 박주호(마인츠), 윤석영(퀸스파크레인저스), 곽태휘(알 샤밥)를 부른 것. 홍 감독은 최근 독일에서 박주호의 경기력을 점검했고, 개인적으로 만나 이야기도 나눴다. 윤석영의 경우 2012년 런던올림픽 때 이미 실력을 검증했다. 윤석영은 이번 시즌 소속 팀에서 꾸준히 출전하고 있다.
홍 감독은 곽태휘를 발탁한 이유에 대해 “대표팀의 월드컵 진출 때 크게 공헌했다. 또한 팀의 리더로서 좋은 역할을 했다. 그동안의 역할을 존중할 필요가 있어 선발했다”고 설명했다.
◇무한경쟁 시작됐다=홍 감독은 명단을 발표하면서 “이번 경기부터 본격적인 경쟁이 시작될 것이다. 중국과 일본에서 뛰는 선수들도 경쟁력에서 뒤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내년 월드컵에 가기 전까지 공식적으로 7경기밖에 없다. 동아시안컵이나 페루전에선 어떤 선수가 월드컵에 갈 경쟁력이 있는지 테스트했다. 지금부터는 본격적으로 본선 체제다. 어떤 전술, 어떤 선수가 가능한지 경쟁체제에 들어갈 것이다”고 선수들의 분발을 촉구했다.
홍 감독은 국내에서 뛰는 선수들과 해외에서 뛰는 선수들을 구분하지 않겠다는 소신을 밝혔다. 국내파, 해외파라는 단어에 거부감을 나타낸 홍 감독은 “유럽, 한국, 일본, 중국, 중동에 있는 선수들 모두 소중하다. 국내에서 뛰거나 해외에서 뛴다는 사실은 내게 의미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골키퍼를 3명 선발한 홍 감독은 “골키퍼는 특별한 포지션이라서 굉장히 중요하다. 누가 좋은 기량이 있는 골키퍼인지 증명해야 한다”며 골키퍼 경쟁도 시작됐음을 알렸다. ‘홍명보호’ 3기는 9월 2일 파주 NFC(국가대표 트레이닝센터)에 소집된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
9월 평가전 출전선수 명단(25명)
▲골키퍼=정성룡(수원) 김승규(울산) 김진현(세레소 오사카)
▲수비수=박주호(마인츠) 윤석영(퀸스파크 레인저스) 김영권(광저우) 황석호(히로시마) 홍정호(제주) 곽태휘(알 샤밥) 이용(울산) 김창수(가시와 레
이솔)
▲미드필더=김보경(카디프시티) 손흥민(레버쿠젠) 이청용(볼턴) 고요한 하대성 윤일록(이상 FC서울) 이명주(포항) 한국영(쇼난) 박종우(부산)
▲공격수=구자철(볼프스부르크) 지동원(선덜랜드) 조동건(수원) 이승기(전북) 이근호(상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