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력범죄 재소자 60%가 어린시절 가정폭력 경험

입력 2013-08-27 18:07

성범죄와 살인 등 강력 범죄로 수감 중인 재소자의 60% 정도가 어린 시절 가정폭력을 경험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신동욱 경찰대 치안정책연구소 연구관이 27일 발표한 ‘아동·청소년기 가정폭력이 성인 범죄에 미치는 영향’에 따르면 설문에 참여한 경기지역 교도소 수형자 486명 중 249명(51.2%)이 아동·청소년기 가정폭력을 경험했다고 응답했다.

강력 범죄자일수록 어린 시절 가정폭력을 경험한 비율이 높았다. 성범죄자의 경우 63.9%가 가정폭력 경험이 있다고 답했고, 이어 살인(60.0%), 절도(56.0%), 강도(48.8%) 순이었다. 가정폭력 유형은 회초리 사용 등 ‘체벌’(180명), 뺨을 때리는 등 ‘경미한 신체폭력’(162명), ‘언어폭력’(160명), 몽둥이 사용 등 ‘심각한 신체 폭력’(102명) 등이었다.

가정폭력 피해 경험자들은 청소년 비행에도 쉽게 노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정폭력 피해 경험자들은 71.1%(249명 중 177명)가 청소년 때 폭력·금품갈취·따돌림 등 비행을 저질렀다고 응답해 미경험자(48.1%)의 청소년 비행 비율보다 높았다.

어린 시절 가정폭력 경험이 자녀에게 대물림되는 경향도 있었다. 자녀가 있는 가정폭력 피해 경험자 중 23∼28%는 자신의 자녀에게 언어폭력, 신체폭력 등을 행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정폭력 피해를 겪지 않은 응답자의 3∼5배에 달하는 수치이다.

신 연구관은 “가정폭력을 가정의 문제가 아닌 중요한 치안 과제로 바라보는 사회적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며 “‘가정폭력 전문경찰관’을 양성하는 등의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용상 기자 sotong20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