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입 수능 전면 개편] 문·이과 완전 통합되면… 수학 부담↓ 탐구영역 과목 수↑

입력 2013-08-27 18:07 수정 2013-08-27 22:02

‘문·이과 완전 융합안’이 관철될 경우 그동안 수학 과목에 대한 부담으로 ‘이과행(行)’을 꺼려왔던 외고생들의 의대 진학에 날개를 달아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또 과목 수가 늘어난 탐구영역에 대한 학습 부담으로 사교육이 더욱 활개를 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먼저, 기존 문과 수준의 ‘쉬워진 수학’을 핵심으로 하는 문·이과 완전 융합안은 수학 때문에 이공계 진학에 발목을 잡혀온 외고생들에게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 일반적이다. 그동안 외고나 자율고 등 문과 계열의 우수 학생들은 의대나 카이스트 등 이과 계열의 최상위권 인기학과를 가고 싶어도 이과 수준의 수학 공부에 대한 부담이 커 진학을 꺼려온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교육부가 수학 시험을 문과 수준으로 낮추면 의대에 진학하려는 외고생들의 학습 부담이 한결 완화된다. 외고 역시 의대 준비반이나 카이스트반 등 이과반을 불법으로 운영할 필요가 없어져 외고생들의 의대 수요는 높아질 수밖에 없다.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장은 “문·이과를 구분하지 않고 수학을 문과 수준으로 내면 외고 학생이 얼마든지 의대나 자연대를 갈 수 있을 것”이라며 “영어를 잘하는 데다 이과 수학을 못하는 불리한 점마저 없어지니 외고에는 유리한 면만 남은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탐구영역이 늘어나 문과생은 과학, 이과생은 사회과목을 응시해야 한다는 부담이 새로 생긴 만큼 ‘족집게 과외’나 ‘탐구영역 집중특강’ 등 자연스레 사교육이 증가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특히 지난 정부를 거치면서 ‘사교육비 절감’이라는 목표 아래 사탐과 과탐 선택과목 수를 4과목에서 2과목까지 줄이고 다른 계열 과목 공부는 아예 하지 않아도 되게 한 상황이어서 급격하게 공부량이 늘 것으로 보인다.

문과와 이과 학생이 단일 수능을 치르게 되므로 과목 선택에 따른 ‘운’이나 ‘변수’가 해소돼 오히려 수능의 변별력이 확보된다는 장점도 있다. 서울 강북 A고교의 김모(28·여) 교사는 “현 수능 체제는 문·이과별로, 또 선택과목별로 희비가 갈리는 운이 작용한다”며 “정시모집이 ‘단일 수능 체제’로 재편될 경우 변수를 배제하고 학생들의 변별력을 가늠하기엔 더 쉬울 것”이라고 말했다.

김수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