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입 수능 전면 개편] 한국사, 24년만에 필수과목… 공방 여전 “역사 알아야” “학습부담 커”
입력 2013-08-27 18:01
교육부는 원래 한국사를 대학수학능력시험 필수과목으로 지정하는 데 미온적이었다. 학습량이 늘어나고, 사교육비가 증가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박근혜 대통령이 한국사를 수능 과목으로 넣어야 한다고 언급한 이후 입장을 바꿨다. 한국사가 24년 만에 필수과목으로 다시 지정된 배경이다. 대입 정책을 대통령 한마디에 졸속으로 결정하면서 한동안 논란은 수그러들지 않을 전망이다.
한국사 수능 필수와 관련한 찬반은 분명하게 갈린다. 미래세대가 우리 역사를 공부하도록 유도하는 데는 수능 필수 외에는 대안이 없다는 것이 찬성론자들의 주된 논거다. 한국사가 사회탐구 영역에 포함돼 출제되다 2005학년도에 학생 선택권과 학습부담 완화를 강조한 선택형 수능이 도입되면서 많은 학생들이 한국사 과목을 외면하면서 위상이 추락했다는 것이다. 한국사가 수능 필수과목으로 지정되면 6·25가 남침인지 북침인지, 안중근과 안창호를 학생들이 헷갈리는 일은 줄어들 것이라는 주장이다.
그러나 학생들의 학습 부담은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입시전문가들의 일치된 전망이다. 학습 부담은 고스란히 사교육 증가로 이어질 것으로 예측된다. 과목의 특성상 국·영·수와 달리 암기용으로 공부해서 수능 필수화의 목표인 ‘역사적 소양을 갖춘 인재 양성’을 달성하기 어렵고 입시용 도구과목으로 전락할 우려도 존재한다. 임성호 하늘교육 대표이사는 “한 문제만 틀려도 등급이 밀리기 때문에 어려운 국사 과목에 상당한 시간을 투자하게 될 것”이라며 “초등학교 5, 6학년부터 한국사를 공부하는 열풍이 벌어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