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 보증금 2012년 평균 1억 돌파했다

입력 2013-08-27 17:54


전·월세 대란이 일면서 전세 가구당 평균 보증금이 지난해에 이미 1억원을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급등하는 전·월세에 서민들의 소비도 급격히 위축되고 있다.

27일 주택금융공사의 ‘2012년 주택금융 및 보금자리론 수요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자기 집에 사는 가구는 전체의 49.6%로 2011년(50.6%)보다 1% 포인트 줄었다. 2007년에는 자기 집을 소유한 가구가 63.6%에 달했었다. 2005년부터 이 조사를 실시하고 있는 주택금융공사가 전국 만 20∼59세 가구주 5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다.

지난해 전세와 월세 가구 비중은 각각 25.4%, 13.2%였다. 2011년까지 없다시피 한 반전세(전세금의 일부를 내고 나머지에 대해 월 임대료를 내는 임대차계약)도 4.4% 생겼다.

전세 수요가 늘어나면서 전세 보증금은 급격히 오르고 있다. 전세로 사는 가구의 지난해 평균 전세 보증금은 1억183만원으로 처음으로 1억원을 돌파했다. 평균 전세 보증금은 2010년 7528만원에서 2011년 9047만원으로 매년 급증 추세에 있다. 반전세 보증금도 전년보다 1000만원 넘게 올라 4490만원으로 나타났다. 월세에 사는 가구의 평균 임대료는 33만원이었다.

치솟는 전세가에도 전체 가구의 42%는 주택을 사기보다는 빌려 쓰길 원했다. 이들 중 무려 85.2%는 월세보다 전세를 찾고 있었다. 다만 전세가를 감당할 여력은 많이 부족한 상태였다. 지금 살고 있는 전셋집의 계약을 이어가고 싶은 가구의 53.5%는 보증금이 5% 이하로 올라야만 재계약을 할 수 있다고 응답했다. 10% 넘게 전세 보증금이 뛰어도 받아들일 수 있다는 응답은 13.5%에 머물렀다.

소비자들의 경제상황 인식을 반영한 소비자심리지수(CSI)는 치솟는 전세가에 대한 부담감으로 3개월째 제자리걸음을 했다. 한국은행은 이날 ‘8월 소비자 동향조사 결과’ 발표에서 소비자 CSI가 105로 전월과 같았다고 밝혔다.

CSI는 지난 6월 13개월 만의 최고치인 105를 기록한 뒤 3개월째 동일한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CSI가 100을 넘으면 경제 상황을 긍정적으로, 100을 밑돌면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가구가 많다는 의미다.

특히 부문별 CSI를 보면 6개월 전과 비교한 가계저축전망이 93에서 92로 낮아진 것을 비롯해 현재생활형편(93→91), 6개월 뒤의 생활형편전망(99→98), 6개월 뒤의 가계부채전망(98→99) 등이 일제히 악화됐다.

한은 관계자는 “최근의 전세가격 상승 여파가 소비자 심리 개선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진삼열 강준구 기자 samu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