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길 “先 양자-後 다자 회담” 역제안

입력 2013-08-27 17:49

민주당 김한길 대표가 박근혜 대통령의 ‘5자 민생회담’ 제안이 나온 지 하루 만인 27일 ‘선(先) 양자, 후(後) 다자회담’을 역제안했다. 민주당과 청와대가 회담 주도권을 다투는 한편 회담 무산에 대비해 명분을 쌓기 위한 ‘핑퐁게임’에 들어간 모습이다.

김 대표는 서울시청 앞 천막당사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생각에 대한 생각’이라는 입장을 발표하며 “먼저 민주당이 제안한 대통령과 민주당 대표의 양자회담에서 민주주의 회복을 위한 결론을 내고, 또 대통령이 제안한 여야 다자회담에서 민생을 의논한다면 두 회담 모두가 국민과 국가를 위해 바람직한 자리가 되리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 “많은 국민들은 다음달 4일 대통령이 출국하기 전 전향적인 답을 주시는 게 좋겠다고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특히 박 대통령이 민주주의를 회복하고 국가정보원 개혁을 논의하자는 민주당의 제안을 거부하면서 민생을 위한 여야 지도부 다자회담을 갖자는 것은 본질을 외면하는 제안”이라고 비판했다. 김 대표는 이날부터 서울광장에서 노숙투쟁에 들어가면서 청와대를 압박했다. 당 관계자는 “청와대가 민주당의 의지를 낮춰보지 말고 사태의 심각성을 직시하라는 의미”라고 전했다.

청와대는 김 대표 제안에 대해 공식적인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 내부적으로 논의에 들어가는 등 신중한 모습이었지만 선(先) 양자회담 성사 가능성에 대해선 부정적인 기류가 강한 것으로 전해졌다. 논의할 의제부터 민주당 측과 입장이 다른 상황에서 김 대표의 역제안이 성사되기가 쉽지 않다는 전망이다.

임성수 유성열 기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