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입 수능 전면 개편] 2017학년도 수능 문·이과 통합 검토
입력 2013-08-27 17:49 수정 2013-08-27 22:00
일제 강점기 이후 100년 동안 유지돼 온 문·이과 구분의 틀을 201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부터 허무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채택될 경우 수능 체제로 개편된 1994년 이후 가장 큰 규모의 대입제도 개편이 될 전망이다. 이명박정부 때 도입됐던 수준별 A/B형 수능은 폐기되고, 한국사는 수능 필수과목으로 지정된다. 고교 내신 성적을 절대평가로 대입에 반영하는 성취평가제는 2020학년도 이후로 유보됐다. 400억원이 쓰인 국가영어능력평가시험(NEAT)의 수능 연계 방안은 백지화됐다.
교육부는 이런 내용을 담은 ‘대입전형 간소화 및 대입제도 발전 방안(시안)’을 27일 발표했다. 방안에 따르면 문·이과의 틀과 관련된 논의는 ‘문·이과 완전 융합안’, 현행과 같은 ‘구분안’, 절충형인 ‘일부 융합안’ 등 3가지로 진행되고 있다. 교육부는 2개월여간의 여론수렴 과정 등을 거쳐 10월쯤 결론을 발표하기로 했다.
문·이과 구분이 완전히 사라지면 현재 중학교 3학년부터는 수능에서 국어·수학·영어·사회·과학 등 5개 과목을 치르게 된다. 모든 수험생이 수학을 포함해 동일한 시험을 치르게 되며 문·이과 구분 없이 과학·사회교과를 학습해야 한다. 구분안일 경우 수학은 문·이과로 구분되고 국어·영어는 단일 시험으로 통합된다. 탐구영역은 현행과 같이 사회·과학·직업탐구로 구분해 영역 내에서 2개 과목을 선택하게 된다. 절충안은 문·이과별로 교차하여 과목을 선택하게 한다. 이과생이 과학탐구에서 화학1·생명과학1을 고르고 사회탐구에서 한국지리를 고르는 식이다.
수험생의 학습 부담을 줄인다는 취지로 쉬운 A형과 어려운 B형을 골라 보게 했던 수준별 수능은 영어의 경우 내년, 국어는 2017학년도부터 폐지된다. 수학은 문·이과 틀과 관련된 논의와 맞물려 있다. 2017학년도부터 문·이과가 융합되면 수학도 같은 시험으로 출제되지만 종전대로 문·이과가 구분될 경우 수준별 수능 도입 이전 방식인 가·나형으로 구분된다. 절충형은 공통 과목을 설정하고 ‘확률과 통계’ 등 특정 과목을 선택하는 방식이다.
한국사는 2017학년도 부터 사회탐구 영역에서 분리해 별도의 필수과목으로 지정하기로 했다. 수능 최저 기준은 2015·2016학년도에는 대학들이 되도록 반영하지 않도록 유도하고, 2017학년도부터는 수능 성적 공개 시점을 수시모집 종료 이후로 조정해 반영을 불가능하게 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성취평가제는 내년부터 적용하기로 예정됐었지만 성적 부풀리기 등 우려로 유보됐다. 교육부는 성취평가제 운영 성과를 검토해 2020학년도 이후 도입 여부를 2016년 하반기에 결정하기로 했다.
이도경 기자 yid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