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와 교회, 에너지절약 캠페인 현장점검] <1> 친환경·고효율 LED 조명으로 교체중인 한국교회
입력 2013-08-27 17:37 수정 2013-08-27 19:26
“조명 바꾸고 나니 교회살림도 환해졌어요”
교회의 빛이 바뀐다. 밝기는 더하고 전력 소모는 줄인 친환경·고효율 발광다이오드(LED) 조명으로 바꿔 다는 교회가 늘어나고 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와 서울시가 손을 잡고 추진 중인 건물에너지효율화사업을 소개(본보 2월1일자 31면)한 이후 10여 곳의 교회가 서울시와 협약을 맺었다. 국민일보는 LED교체 사업의 현황과 문제점 등을 3회에 걸쳐 소개한다.
서울 대조동순복음교회(정재우 목사)는 올해 10여대의 에어컨을 새로 설치했다. 무더위가 일찍 찾아온 탓에 5월부터 냉방을 시작했다. 그런데도 전력 소비량은 지난해보다 더 줄었다.
비결은 조명이었다. 이 교회는 지난 2월 본당과 부속건물의 조명 474개를 전부 LED 조명으로 교체했다. 한시간에 150W의 전력을 소모하던 본당의 고광도 방전램프는 조명을 바꾼 뒤 소비전력이 4분의1 수준인 40W로 줄었다. 75W였던 할로겐등은 12W로, 52W였던 삼파장 전등은 45W로, 적게는 10%에서 많게는 88%까지 조명에 사용되는 전력 소비를 줄일 수 있었다.
대조동순복음교회 사무장 정하석 안수집사는 “LED 조명이 일반 조명보다 더 밝기 때문에 교체 이전의 60% 정도만 사용해도 충분하다”며 “조명을 덜 사용해 전력을 덜 쓰기도 했지만, 여름철에는 조명에서 발생되는 열이 줄어서 냉방비가 줄어드는 효과도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전기요금 폭탄 노이로제에 걸린 교회들이 조명 교체에 나서고 있다. 조명 전문 업체 비전라이팅 김종철 대표는 “전기요금이 또 오른다는 소식에 15개 교회가 조명 교체 공사를 문의해 와 요즘 눈코뜰새 없다”고 말했다. 서울시도 10여개 교회와 협약을 맺고 조명 교체 사업을 추진 중이다.
지난해부터 누진제가 시행되면서 교회와 같은 대형시설은 예전과 똑같은 전력을 써도 훨신 더 많은 요금을 내야 하는 처지다. 교회 전기요금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는 조명을 친환경·고효율 LED 조명으로 교체하는 서울시의 사업에 관심을 갖는 교회들이 늘어나는 이유다.
대조동순복음교회의 경우 조명을 교체한 뒤인 3월의 이 교회 전기사용량은 1년전에 비해 14% 정도 감소했다. 누진제가 적용돼 전기요금은 20%나 줄었다. 교회의 전기요금 가운데 조명이 차지하는 비중이 약 45%나 되었기 때문에 효과가 컸다.
이 교회는 조명 교체로 유지보수비 절감도 기대하고 있다. 기존 조명은 6개월마다 바꿔야 했지만, LED 조명은 수명이 길어 6∼7년동안 쓸 수 있다. 4600만원의 조명 교체 비용도 이 중 3600만원을 서울시가 추진 중인 건물에너지효율화사업(BRP) 자금을 통해 연2% 이자로 8년간 빌렸다.
서울 서문교회(손달익 목사)는 올해 초 1600만원을 들여 본당의 할로겐 등을 LED 조명으로 교체하는 등 모두 220개의 조명을 교체했다. 조명의 시간당 소비 전력은 250W에서 44W로 5분의1 이하로 줄었다. 경기 고양 일산장로교회(한성국 목사)도 60여개 조명 교체공사를 최근에 완료했다. 서문교회 박신근 관리집사는 “올해는 전력피크제와 전기요금 인상 때문에 부담이 매우 컸다”며 “조명을 교체하지 않았다면 요금 폭탄을 맞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LED 조명 교체는 전기요금 절감을 위해서 선택할 수 있는 사항이 아니라, 앞으로 교회가 꼭 시행해야하는 의무사항이기도 하다. 지난 1월 스위스에서 개최된 국제수은협약 정부간회의서 한국도 2020년부터 수은을 사용한 조명 제품을 생산하지 않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현재 수은 전등을 사용하는 교회들은 7년 안에 기존 조명을 모두 교체해야만 한다.
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