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은 어떻게 봐야 하나요”… 고3 아들과 목사 아빠가 편지로 주고 받은 질문과 대답

입력 2013-08-27 17:04


그런 하나님을 어떻게 믿어요?/김기현·김희림 지음/SFC

아들이 아빠에게 묻는다. “하나님께서는 언제 악에서 승리하실까요?” 아빠가 아들의 질문에 답한다. “하나님께서는 너를 통해 승리하길 바라신단다.”

이 책은 ‘고딩 아들’과 ‘목사 아빠’ 사이에서 오가는 질문과 대답을 솔직하게 풀어 냈다. 아들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그리스도인이라면 한번쯤 궁금했을 내용들에 대해 아빠에게 돌직구를 날린다. 그럼 아빠는 성경적 근거와 영적 거장들의 이야기, 사례들을 곁들여 명쾌하게 답을 이어간다. 아들은 기적에 대해서도 궁금해 한다. “기적을 도대체 어떻게 봐야 하나요?”

“보이는 것이 전부는 아니다. 예수님께서 많은 기적을 일으키신 것은 부인할 수 없는 명백한 사실이지만 기적을 매번 일으키지 않으신 까닭은 병폐가 적지 않아서야. 만약 예수님께서 매번 그러셨다면 이 세상에는 노동을 할 사람도, 공부를 할 사람도 없을 거야. 신앙은 기적을 일으키지만, 기적을 추구하지는 않는 거야. 우리는 예수님을 믿지, 요행과 운수를 믿는 사람들이 아니란 것을 꼭 기억하렴.”

아들은 이 외에도 질문을 이어간다. 하나님께 인간은 어떤 의미인지, 기도는 무슨 일을 할 수 있는지, 타종교의 건전한 모습과 비교할 때 오직 기독교만 옳은지, 성경은 수정·개조가 불가능한지, 기독교인은 돈을 많이 벌면 안 되는지, 과학은 기독교의 적인지, 천국은 꼭 필요한 곳인지….

이들 부자간 소통의 도구는 편지다. 가족끼리 대화할 시간도 없다는 요즘, 그것도 아빠와 아들이 편지를 주고받았다는 게 인상적이다. 책은 특히 부자간 질문과 대답만 오간 게 아니다. 고3 아들이 겪고 있는 현 상황에 대해 격려하는 따뜻한 아버지의 말도 들어있다. 어린 시절 아빠와 씨름했던 날들을 추억하며 시시때때로 감사의 고백을 하는 아들의 표현 역시 정겹다.

로고스교회 담임인 김기현 목사는 로고스서원 대표, 한동대·경성대학원 외래교수, 코스타 강사로 활동 중이다. 아들 희림 군은 대안학교를 다니며 전문성 대중성을 겸비한 인문학자가 되는 꿈을 꾸고 있다. 생각의 폭을 넓히고 싶은 청소년, 자녀와 어떤 이야기를 나눌까를 고민하는 부모들에게 책을 추천한다.

노희경 기자 hkr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