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속 인물 발길따라 성서의 세계 생생
입력 2013-08-27 17:03
바이블 아틀라스/배리 밴드스트라 외 지음, 서경의 옮김/예경
바이블 아틀라스를 펼치면 당신은 지상(紙上) 성지순례를 떠날 수 있다. 이집트를 출발, 시리아와 터키를 거쳐 이란까지. 성경 창세기부터 요한계시록까지 주요 인물의 동선, 주요 사건 현장을 두루 보게 된다. 저자는 성경 속 인물의 동선에 따라 독자를 안내한다. 미국 영국 이스라엘 등 6개국 성경학자, 고고학자, 역사학자 27명이 이 순례를 안내한다. 지도만 125점 수록됐다.
모세 부분을 보자. 이집트 바로 왕은 산파들에게 히브리 사내아이를 죽이라고 명령한다(출 1:16). 모세의 어머니는 아들을 바구니에 담아 나일강 갈대숲에 둔다. 모세는 다행히 바로 공주에게 입양된다. 여기에 이집트 산파술이 그려진 파피루스 도판이 삽입됐다(73쪽). 모세가 히브리인을 학대한 이집트 감독관을 살해하고 미다안으로 도망간다. 하나님이 호렙 산에서 모세에게 동족을 구출하라고 명령하는 과정은 위치별로 지도에 표시된다. 모세가 이스라엘 민족을 이끌고 이집트를 탈출하는 여정은 지도 상 화살표로 나온다. 전통적인 이스라엘인의 여행길, 가능성 있는 북쪽 길, 남쪽 길 등 다섯 가지 경로가 표시돼 있다. 이스라엘 민족이 40년 광야생활 끝에 약속의 땅 가나안에 들어가는 길도 지도로 나온다(86쪽). 모세의 삶과 출애굽 과정을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구성됐다.
다윗왕 부분에는 바비에리 구에르시노(1591∼1666)의 작품 ‘다윗을 공격하는 사울’, 솔로몬왕 부분에는 유스투스 반 헨트(1410∼1480)의 ‘솔로몬 왕’이 실리는 등 유명 작가 도판 수십 점이 순례의 즐거움을 더한다.
예수의 삶은 나사렛 예수의 탄생, 사역, 십자가 죽음과 부활 등으로 나눠 자세히 안내한다. 예수의 삶 편에는 예수의 사역 여정을 소개한 지도가 있다(273쪽). 제자들을 만난 갈릴리 호수, 산상수훈을 한 고라신 근처, 가르침의 근거지가 된 가버나움, 물과 포도주로 바꾼 가나, 예수의 모습이 변화한 곳으로 추정되는 다볼산 등이 표시돼 있다. 예수가 십자가를 지고 간 길도 상세하게 나온다. 그동안 학계에는 예수가 안토니아의 요새에서 골고다로 갔다고 알려졌다. 그런데 최근 헤롯 왕궁에서 제나의 문을 통과해 골고다까지 갔다는 증거가 제시됐다(지도·283쪽).
창세기와 족장들 편은 노아, 아브라함, 모세, 여호수아 등의 순으로 행적을 소개한다. 사울, 다윗, 솔로몬 등은 왕들 편에 나온다. 욥, 이사야, 예레미야, 에스겔, 다니엘 등 선지자들을 소개한 장도 있다. 바울의 전도여행을 중심으로 복음 전파 경로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이 책을 가이드 삼는다면 성경 일독도 재미있게 할 수 있을 듯하다.
강주화 기자 rul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