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우다웨이 북한 방문 왜… 관련국에 6자 회담 재개 압박

입력 2013-08-26 22:30

중국 측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인 우다웨이(武大偉) 한반도사무특별대표의 26일 북한 방문은 비핵화 대화 재개를 관련국들에 촉구하고 있는 자국 입장이 반영된 행보다. 중국은 지난 5월을 기점으로 여러 채널을 통해 한국과 미국 등에 북한과의 대화를 이어가야 한다는 뜻을 전달한 바 있다.

현재로선 우 대표의 방북 일정과 목적 등이 구체적으로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북한과 6자회담 재개 문제를 최우선적으로 논의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지난해 장거리 로켓(미사일) 발사, 지난 2월의 3차 핵실험, 정전협정 파기 선언 등 강공 일변도로 치닫던 북한이 태도를 바꿔 대화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진의가 무엇인지 파악하려는 뜻도 담겨 있다.

이런 측면을 감안할 때 우 대표가 북한에 과연 어떤 메시지를 던질지 관심이다. 일단 한국과 미국 정부가 요구하고 있는 비핵화 재개 조건인 ‘북·미 간 2·29합의+α’를 이행할 것을 주문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미 한국과 미국 등은 북한에 6자회담을 위해선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 수용 등이 포함된 조치를 북한에 촉구했다.

우 대표의 방북은 특히 다음달로 예정된 대니얼 러셀 미국 국무부 차관보와 글린 데이비스 6자회담 수석대표의 한·중·일 3국 연쇄 방문과 맞물려 더욱 주목받는다. 이들 인사의 3국 방문 과정에서 북핵 문제가 주된 협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는 만큼 한·미·중·일 4자 연쇄 회동을 통해 비핵화 대화 재개 조건과 시점 등에 대한 공감대 형성이 이뤄지지 않겠느냐는 뜻이다.

그러나 현재로선 6자회담 재개 가능성은 여전히 밝지 않다. 북한이 가장 원하는 대화 파트너인 미국이 북한의 진정한 태도 변화, 비핵화 사전 조치 없이는 6자회담을 열 수 없다는 태도를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 정부도 북한이 원한다고 해서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6자회담 테이블로 돌아갈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북한의 구체적인 비핵화 입장을 알지 못하는 부분이 많다”며 “북한 입장을 더 파악해 대화 재개 여건이 조성될 수 있는지 판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남혁상 기자 hs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