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다가오는데… 과일 작황 부진에 농심 속탄다
입력 2013-08-26 22:33
올해 장마와 폭염 등 이상날씨로 과일 작황이 나빠 수확은 줄고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추석을 목전에 둔 농민들의 속은 새까맣게 타들어가는 상황이다.
26일 충북농업기술원에 따르면 음성지역 등 충북 도내에서 올해 생산되는 복숭아 출하량이 전년보다 35∼45%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최근 본격적인 수확을 시작한 햇사레 과일 공동사업법인을 통해 지금까지 출하된 음성 복숭아는 2024t에 그쳤다. 지난해 이맘때 3740t을 출하했던 것에 비해 44%나 감소한 것이다.
올봄 닥친 한파로 전체 복숭아 재배면적의 40%인 462㏊가 동해를 입은 데다 과실이 여무는 시기인 지난 7월부터 한 달여간 잦은 비가 내려 열매가 제대로 성숙되지 않았다.
충북의 포도 주산지인 옥천·영동의 농가들도 속을 태우기는 마찬가지다. 한 달 넘게 이어진 폭염 탓에 포도가 생장을 멈추면서 제때 익지도 않아 수확이 지연되고 있다. 겨우 수확한 포도는 알이 작고 당도도 약해 상품성이 떨어졌다. 수확량 감소로 지난 23일 뉴질랜드로 포도 10t을 수출 예정이었던 이 지역 포도작목반은 선적 일정을 나흘 늦추기도 했다.
대표적인 차례용품인 대추의 작황도 극히 부진하다. 1200여 농가가 642㏊의 밭에서 한해 1000t이 넘는 대추를 수확하는 보은은 개화기 궂은 날씨와 해충까지 번지면서 올해 수확량이 지난해의 60∼70%선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본격적인 수확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충북지역의 감과 사과 역시 생산량 감소가 불가피하다는 전망이다. 감 주산지인 옥천과 영동은 전체 감나무 중 20%가 올봄 한파로 얼어 죽었고, 충주의 사과 산지도 올여름 궂은 날씨로 사과 생장이 더딘 상태다.
농업기술원 관계자는 “올해 이상기온에 따라 복숭아와 포도의 생산량이 전년보다 급감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사과와 배는 아직 태풍 피해가 없어 전년과 비슷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충주 노은농협 안석준(57) 전무는 “이 지역 복숭아 생산량이 예년보다 무려 70%나 감소해 농가에 어려움이 크다”며 판매가격을 고민했다.
청주=홍성헌 기자 ad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