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피해 최선순 할머니, 日 정부의 사과 한마디 듣지 못하고…

입력 2013-08-26 19:04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고(故) 최선순(86) 할머니의 장례식이 26일 그의 고향인 전북 고창에서 엄수됐다.

고창 고인돌장례식장에서 진행된 발인식은 유가족과 태평양전쟁 한국인유족회 관계자 등 10여명만이 참석해 쓸쓸함을 더했다. 유족들은 “자식들의 사회생활에 피해가 갈까 봐 최근까지도 위안부 생활을 철저히 감추셨다”며 “그 아픔을 혼자 가슴에 안고 살면서 얼마나 힘드셨을지 생각하면 가슴이 저리다”고 눈물지었다.

할머니의 유해는 광주시로 운구돼 화장된 뒤 고창군 해리면의 선영에 안치됐다. 최 할머니는 일본 정부의 사과 한마디 제대로 듣지 못한 채 지난 24일 오후 한 많은 생을 마감했다.

최 할머니는 16세 때 일본군 위안부로 끌려가 갖은 고초를 당하다가 해방 후 3년 만에 고국으로 돌아와 광주에 터를 잡았다. 결혼해 2남 3녀를 두고 행복하게 살았으나 44세 때 남편이 먼저 세상을 떠 홀로 자식들을 키우는 힘겨운 삶을 살았다.

고창=김용권 기자 y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