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별의 설움·아픔 씻어내고 中동포에 희망·복음 심는다… ‘2013 중국동포 희망축제’
입력 2013-08-26 18:58 수정 2013-08-26 21:35
“중국에서 한국인으로 살았건만 조국에 오면 불법체류자로 내몰리고 온갖 궂은일도 마다하지 않는데 목숨까지 잃고 있습니다. 이제 조국이 대답해야 합니다. 우리는 한국인입니까, 중국인입니까?”
지난 25일 저녁 서울 구로동 베다니교회(곽주환 목사)에서 열린 ‘2013 중국동포 희망축제’ 개막식 단상에 오른 중국동포 김영석씨는 가슴을 치며 열변을 토했다. “재외동포를 불법체류자로 만드는 나라가 한국 말고 또 어디에 있단 말입니까”라고 하자 교회당을 메운 6000여명의 중국동포는 박수와 환호를 보냈다. 이들의 반응은 최근 중국동포들이 처한 상황과 무관치 않았다. 지난달 15일 서울 노량진 배수지 수몰사고에 이어 같은 달 30일 서울 방화대교 상판 붕괴사고 등이 발생해 중국동포들이 사지로 내몰리면서 ‘코리안 드림’이 무너진 것이다.
희망축제는 이들의 마음을 달래고 한국 정착에 도움을 주기 위해 열렸다. ㈔지구촌사랑나눔 대표 김해성 목사는 “한국 땅에서 갖은 고생을 하고 있는 중국동포들이 아픔을 씻어내고 희망의 내일을 꿈꿨으면 좋겠다”며 “사회주의 국가에서 살다 온 이들이 복음을 들을 기회도 갖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곽주환 목사는 중국동포를 향해 “아무리 절망적인 삶을 살더라도 누군가 내 말을 듣는 사람이 있으면 희망이 있는 것”이라며 “주님은 여러분 곁에 계시며 아픔을 아신다”고 위로했다.
희망축제에는 법무부 외국인출입국정책본부 실무자들이 직접 방문해 위명여권 자진신고와 관련한 정책설명회도 열었다. 이문한 사무관은 “위명여권 소지자는 올해 12월 말까지 자진신고할 경우 새로운 비자를 받고 재입국할 수 있다”며 “대행사 필요 없이 본인이 직접 가서 신고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김회선(새누리당), 박영선(민주통합당) 의원도 환영사를 통해 중국동포들을 위로했다. 이날 희망축제는 조선족 예술단 공연이 대미를 장식했다. 행사에서는 중국동포 자유왕래를 위한 서명운동도 실시됐다.
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