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 파일] 퇴행성 목 디스크 치료
입력 2013-08-26 18:35
인체는 40세가 넘어가면 노화로 인한 퇴행성 변화가 본격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한다. 척추 관절도 예외는 아니어서 목과 허리뼈에 변화가 온다.
그 첫 번째 퇴행성 변화는 디스크 내의 수분 감소다. 뼈 사이에 있는 말랑말랑하고 탄력이 있는 디스크는 수분이 80% 이상인 젤리 같은 조직으로, 목이나 허리를 구부리거나 돌릴 때 충격을 완화시키는 쿠션 역할을 하고, 척추 뼈에 영양을 공급해주는 일도 한다.
척추 디스크의 퇴행성 변화로 수분 함량이 떨어지게 되면 디스크는 이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수 없게 된다. 바로 우리가 퇴행성 척추 디스크라고 일컫는 상태다. 특히 이런 퇴행성 변화가 목 디스크 쪽에 오면 목뼈가 미세하게 움직이면서 염증(관절염)을 일으키게 되고, 이로 인해 이상 증상을 나타내기 시작한다.
속칭 목 디스크에 걸렸다고 하면 보통 목이 아프고 팔이 저리며 손끝까지 시린 신경 증상을 연상하기 쉽다. 하지만 실제 퇴행성 목 디스크는 그런 신경 증상을 보이는 경우가 드물다. 목뼈를 X선으로 찍어 봐도 목뼈의 배열이 일자 형태를 이루고 있을 뿐, 신경학적으로는 정상 소견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물론 MRI 검사 상으로도 신경이 눌리고 있다는 징후는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우울증에 빠질 정도로 일상생활이 힘든 환자 입장으로선 ‘꾀병’같아서 정말 곤혹스러운 상황이다.
퇴행성 경추 디스크의 치료는 크게 어렵지 않다. 잘못된 자세를 바로잡는 것만으로도 꽤 좋아지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평소 일을 할 때는 목을 바로 세운 채 시선만 15도 정도 낮춘 자세를 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동시에 목의 긴장을 풀어주는 스트레칭을 수시로 해주면 많이 좋아진다.
만약 이 같은 자세 교정에도 불구하고 증상이 계속되면 물리치료와 약물을 이용한 근육이완 치료가 필요하다. 그래도 안 좋을 때는 신경성형술과 고주파 열 응고술 등 소위 비(非)수술요법이 있다. 목뼈를 직접 건드리는 수술은 맨 마지막으로 해볼 수 있는 수단이다.
경추 신경성형술은 신경이 압박을 받는 부위까지 삽입한 직경 1㎜짜리 가는 카테터(도관)로 약물을 주입해 목뼈 관절 주위의 염증과 부종을 진정시키는 치료법이다. 시술 시간은 5∼10분 정도에 불과하다. 시술 후 잠시 휴식을 취한 뒤 곧바로 일상으로 복귀가 가능하다.
또 고주파 열 치료술은 목뼈 주위만 부분 마취를 건 후 1㎜ 정도 굵기의 침을 일반 주사 놓듯 피부를 통해 디스크 부위까지 찔러 넣은 뒤 고주파를 발사해 경추관절 밖으로 삐져나온 디스크를 녹여 없애는 치료법이다. 80℃ 정도의 열을 내는 고주파는 침 끝에서만 나오기 때문에 다른 조직에는 영향을 주지 않는다. 역시 10분이면 시술이 끝나고 당일 퇴원도 가능하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퇴행성 목 디스크는 대부분 잘못된 자세 교정과 간단한 시술만으로 충분히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것을 꼭 기억해두자.
김경한 제일정형외과병원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