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산국회 첫날 대치 파행… 與 단독소집에 野 보이콧
입력 2013-08-26 18:16 수정 2013-08-27 01:17
국회는 26일 전년도 결산안 심의를 위해 농림수산식품해양위원회 등 4개 상임위 전체회의를 열었으나 파행을 면치 못했다. 새누리당이 이날부터 결산국회를 단독 소집했지만 장외투쟁 중인 민주당이 불참해 회의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다.
상임위원장이 민주당 소속인 법제사법위·산업통상자원위·농림수산식품해양위·여성가족위는 사회권이 여당 간사에서 넘어가는 것을 막기 위해 일단 전체회의를 열었으나 곧바로 단독 소집에 대한 부당성을 지적한 뒤 산회했다. 상임위원장을 제외한 민주당 의원들은 모두 회의에 불참했다.
새누리당과 민주당은 결산국회 파행의 책임을 서로에게 미뤘다.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꿀을 따려면 꿀벌통을 걷어차지 말아야 한다는 말이 있는데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서는 민주주의의 산실인 국회를 지켜야 한다”며 “국회의 문이 활짝 열려 있는데 왜 장외투쟁을 하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최경환 원내대표도 “민주당이 참여하지 않으면 결산 심의를 효과적으로 진행할 수 없다. 진심으로 국민을 생각한다면 당장 국회에 들어오라”고 압박했다.
반면 민주당은 새누리당의 결산국회 소집을 ‘국가정보원 정국’에서 탈출하기 위한 국면전환용 카드로 규정하면서 단독국회 철회를 주장했다. 김한길 대표는 서울시청 앞 천막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주의를 외면하고 민생을 살리겠다는 새누리당의 실천 불가능한 주장은 사상누각”이라고 일축했다. 전병헌 원내대표는 “박근혜 대통령의 취약한 지지도는 신기루와 같은 것이고 환상거탑에 불과하다”며 “이 같은 취약한 구조를 바꾸기 위해서는 국정원 개혁 등 문제 해결에 대한 적극적인 실천과 해결 의지가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민주당 일각에서는 결산국회에 응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신기남 의원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결산국회에 참여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며 “민주당 내에서도 병행투쟁이냐, 장외투쟁 강화냐는 양론이 있다. 장외투쟁을 하더라도 원내에서 해야 할 일은 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엄기영 기자 eo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