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유엔총장 “적절한 기회에 방북 검토”

입력 2013-08-26 18:12


반기문(사진) 유엔 사무총장은 26일 “적절한 기회에 북한 당국, 한국 정부와 협의를 해 가면서 방북 문제 등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한국을 방문 중인 반 총장은 외교부 청사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유엔 사무총장으로 남북관계의 긍정적인 발전을 위해 어떤 역할도 할 준비가 돼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우선 관계 당사자들끼리 대화해서 문제를 해결하고, 측면에서 정치적으로 도와드리는 것이 유엔 사무총장의 역할”이라며 “(주유엔 북한 대사와도) 앞으로 기회가 되는 대로 과거와 같은 협의를 해 나갈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남북관계가 대화 국면으로 전환하는 상황을 지켜보면서 관계 진전에 기여할 수 있을 때 북한을 방문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이다. 반 총장은 과거에도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위해 북한을 방문할 의사가 있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반 총장은 아울러 우리 정부의 비무장지대(DMZ) 세계평화공원 조성 구상과 관련해 “박근혜 대통령에게 남북 간 좋은 협의를 이뤄내 진전이 있을 경우 유엔이 적극 도와드리겠다는 점을 말씀드렸다”고 전했다. 그는 “유엔도 이미 내부적으로 법적·정치적·제도적인 면에 대해 검토를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반 총장은 일본의 평화헌법 수정 움직임에 대해 “역사를 어떻게 인식해 미래 지향적으로 (주변국과) 선린 국가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지, 이런 점에 일본 정부 및 정치 지도자들이 아주 깊은 성찰을 해야 하며 미래를 내다보는 국제적인 비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일본의 최근 우경화 조짐에 대한 우회적 비판으로 풀이된다.

그는 역사인식 문제와 관련된 한·중·일 3국의 갈등에 대해선 “모든 문제는 정치 지도자들이 올바른 역사인식을 바탕으로 허심탄회하게 미래 지향적으로 풀어나가야 한다”며 “동북아의 지도자들이 동북아 및 아시아, 세계 공존·공영을 위해 어떤 일을 할 수 있느냐에 대해 좀더 넓은 시각을 갖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귀향휴가(home leave)차 22일 방한한 반 총장은 국내 일정을 모두 마친 뒤 27일 출국한다.

남혁상 기자 hs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