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대통령 간담회 때 3분 스피치”… 10대 그룹 총수들, 원고 준비·리허설 분주

입력 2013-08-26 17:57 수정 2013-08-26 22:07

청와대가 28일 박근혜 대통령과 오찬 간담회가 예정된 10대그룹 총수들에게 ‘3분 스피치’를 준비하라고 요청했다. 각 그룹은 투자 및 고용을 어떻게 확대할지 등 발표내용을 놓고 고심하고 있다. 내용도 내용이지만 스피치 테크닉과 관련해 리허설을 하는 등 각별하게 신경을 쓰는 것으로 알려졌다.

26일 재계에 따르면 10대 그룹 총수는 청와대로부터 3분간 발언할 내용을 준비해줄 것을 요청받았다. 발언 내용에는 상반기 그룹별 투자현황, 투자 및 고용 확대에 대한 애로사항 두 가지를 담을 것을 주문받았다.

청와대가 ‘3분 스피치’를 요구한 것은 소통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이다. 과거 대통령과 재계 총수 회동이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발언하고 총수들은 받아 적는 자리였다면 이번에는 직접 기업인의 목소리를 듣고 정책에 반영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셈이다.

이에 따라 각 그룹은 정부의 기대에 부응하는 투자·고용 활성화 계획을 스피치 내용에 넣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각 그룹 주요 부서 임직원들은 주말인 24∼25일에 출근해 계열사 투자진행 상황과 상반기 인력채용 실적 등을 확인했다. 정부의 경제 활성화 방침에 보조를 맞추기 위한 투자 계획을 마련하느라 분주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최근 폐렴 증세로 입원했다 퇴원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도 참석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재계는 경제민주화 입법, 상법 개정안 논란 등을 지적하며 애로사항을 적극적으로 건의할 예정이다. 재계 관계자는 “애로 사항을 들어주겠으니 투자·고용을 얼마나 늘리겠다고 약속을 하라는 의미가 아니겠느냐”며 “불확실한 경제상황에서 마냥 투자 및 고용을 늘릴 수가 없어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과 그룹 총수 간 간담회에서 나온 내용의 후속 조치와 실행 방안과 관련해서는 추경호 기획재정부 1차관이 오는 30일 10대 그룹의 기획총괄 담당 사장들과 조찬 간담회를 가질 예정이다.

김찬희 기자 c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