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율 11년 만에 최고치 찍었는데… 아직도 超저출산국

입력 2013-08-26 17:57


신생아들의 울음소리가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합계출산율(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이 1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임신 가능한 여성 인구가 늘어난 데다 결혼과 출산을 장려하는 사회적 분위기도 출산율을 높이는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다.

통계청은 26일 ‘2012년 출생통계(확정)’를 발표하고 지난해 합계출산율이 1.297명으로 집계돼 전년(1.244명)보다 0.053명 늘었다고 밝혔다. 2010년(1.226명) 이후 3년 연속 증가세로, 2001년(1.297명) 이후 최고치다. 아이를 낳는 사회적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는 의미다.

이는 다른 출생 관련 지표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지난해 출생아 수는 48만4550명으로 전년(47만1265명)보다 1만3285명 늘었고, 인구 1000명당 출생아 수도 9.6명으로 전년(9.4명)보다 0.2명 늘어났다.

통계청 관계자는 “인구가 많은 에코세대(1979∼1983년생)가 출산적령기에 접어들면서 출산율이 증가하고 있다”며 “황금돼지해(2007년)와 백호해(2010년)에 결혼한 이들이 둘째 아이를 갖는 비율도 늘었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출산 순위에서 둘째 아이는 18만4000명으로 전년(17만9000명)보다 5000명 늘어났다.

출산율 상승세는 30대가 주도하고 있다. 지난해 30대 초반(30∼34세) 출산율(여성인구 1000명당 출생아 수)은 121.9명으로 전년(114.4명)보다 7.5명 증가했다. 30대 후반(35∼39세) 출산율도 39.0명으로 전년(35.4명)보다 3.5명 늘었다. 반면 20대 후반(25∼29세)의 출산율은 77.4명으로 전년(76.4명)보다 1.0명 감소했다. 30대 초반이 20대 후반보다 출산율이 처음으로 많아진 2007년 당시 30대 초반과 20대 후반의 출산율 격차(5.8명)는 지난해 44.5명으로 8배 가까이 벌어졌다.

출산의 무게중심이 20대에서 30대로 넘어오면서 산모의 출산연령도 높아졌다. 산모의 평균 출산연령은 31.62세로 전년(31.44세)보다 0.18세 상승했다. 지난해 35세 이상 고령산모가 차지하는 비중은 18.7%를 기록해 전년(18.0%)보다 늘었다.

다만 절대적 기준으로 보면 우리나라 출산율은 여전히 바닥권에 머물고 있다. 통계청 관계자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국의 합계출산율 평균이 1.70명인 데 비해 우리나라는 헝가리와 함께 최하위권”이라며 “최근 출산율이 오르고 있지만 아직도 초저출산국 지위를 벗어나지는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종=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