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산 노리고 아버지 살해·유기한 패륜아들 검거

입력 2013-08-26 17:38

[쿠키 사회] 재산을 노리고 친구들과 공모해 아버지를 살해한 후 유기한 20대 패륜아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수원남부경찰서는 26일 존속살해 및 사체유기 혐의로 이모(22)씨와 고교동창인 홍모(21)씨 및 정모(16·여·고1 중퇴), 배모(15·여·중3 중퇴)양 등 4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씨와 홍씨는 지난달 21일 오후 7시쯤 수원시 팔달구 인계동 아파트에 혼자 사는 이씨 아버지(55)를 찾아가 흉기를 휘둘러 살해한 것으로 드러났다. 정양과 배양은 범행계획을 알면서도 인근 PC방에서 기다린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 4월 군 제대 후 변변한 직업 없이 생활하다 1400만원의 빚을 진 이씨는 아버지가 경제적인 도움을 주지 않자 1주 전 공범들과 범행을 계획했다.

홍씨에게는 “아버지가 모아둔 재산이면 빚을 청산할 수 있다”며, 정양 등에게는 “매달 용돈을 주겠다”며 범행을 제의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씨는 아버지를 살해한 후 인근 대형마트에서 여행용 가방을 아버지 카드로 구입, 시신을 담아 유기했다. 유기 장소인 전남 나주의 저수지까지 이동한 콜택시 비용도 같은 카드로 냈다.

이씨는 범행 후에도 집에 태연히 드나들며 황금열쇠 두냥(75g)을 400여만원에 처분하는 등 돈이 될만한 귀금속을 챙겼다. 범행 후 한 달여 동안 1100만원을 아버지 카드로 쓴 것으로 밝혀졌다.

아버지 집에서 돈이 될 만한 것을 모두 처분한 이씨는 아버지가 살던 아파트(30평형대)까지 시가보다 싼 1억9000여만원 상당에 급매물로 내놓기도 했다.

경찰은 지난 24일 오후 5시53분 피해자 이씨가 보름 정도 연락이 안 된다는 분가한 딸의 실종신고를 받고 수사에 착수해 집안에서 유심 칩이 분리된 피해자의 휴대전화와 아들 이씨 앞으로 된 인감증명서 및 위임장이 발견된 점을 수상히 여겨 이씨를 추궁, 범행을 자백받았다. 이씨와 공범들은 24일 오후 9시 검거됐다.

경찰은 숨진 이씨의 사인을 가리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하는 한편 아들 이씨 등을 상대로 범행가담 정도 등 정확한 사건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수원=국민일보 쿠키뉴스 김도영 기자 doyo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