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만여 중국인 모인 홍콩 ‘아시안 개더링’ 인도한 데이비드 데미안 방한
입력 2013-08-26 19:04 수정 2013-08-26 21:34
“하나님은 중국을 통해 열방 복음화 이루기 원하셔… 자신의 모든 것 던져 섬겼던 한국교회 함께 서야”
지난 7월 2일부터 6일까지 홍콩 컨벤션센터에서는 2만여명의 중국인 크리스천들이 모인 ‘아시안 개더링’이 열렸다(본보 7월 16일자 29면). ‘홈커밍(Homecoming·귀향)’으로도 불리는 대회는 4년 전부터 ‘차이니스 개더링(중국인 집회)’이란 이름으로 개최됐다. 중국교회의 비상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집회로 중국인 크리스천들조차도 “이런 일이 내 생전에 일어나다니…”라고 말할 정도로 강렬한 모임이었다.
이 대회가 성사되기까지는 데이비드 데미안(57)이라는 이집트 출신 크리스천의 헌신이 있었다. 의사 출신으로 캐나다 밴쿠버에 살고 있는 데미안은 목사도 아니며, 어떤 타이틀이 있는 단체의 장도 아니다. 그저 하나님의 임재를 추구하며 자신의 어젠다를 내려놓고 오직 하나님이 원하시는 일을 하나님의 방법대로 하겠다는 의지를 지닌 크리스천이다. 최근 한국예수전도단 여름 집회의 주강사로 방한한 그가 국민일보기독교연구소를 찾았다.
데미안과 수 시간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몇 가지 용어가 마음을 사로잡았다. ‘연합’ ‘남은 자’ ‘하나님의 얼굴’ ‘아버지 마음’ ‘거룩한 정렬’ ‘홈커밍(귀향)’ ‘가족’ ‘하나님이 거할 집’ 등. 그는 끊임없이 아버지의 마음을 좇았다. 하늘 아버지 마음은 자녀들이 하나가 되는 것이었다. 서로의 차이를 뛰어넘어 연합해서 하나님 자신이 거할 집(dwelling place)을 짓는 것이었다. 모두가 이 세상에서 하나님의 얼굴을 구하는 남은 자(remnant)가 되고, 그들이 주 예수 그리스도를 머리로 거룩한 정렬을 해서, 한 가족으로 하나님이 원하시는 일을 자신의 분량에 맞게 하는 것. 그것이 데미안이 발견한 아버지의 마음이었다.
그는 1999년부터 캐나다에서 크리스천 형제들과 함께 국가적 변혁을 위한 개더링 모임을 시작했다. 처음에는 미약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많은 사람들이 참석했다. 수천명이 모여 회개하며 하나님의 어젠다를 이뤄나가기로 언약을 맺었다. 10여년의 개더링을 통해서 캐나다의 영적 기상도가 변했다. 정부 내에 많은 크리스천 리더들이 들어갔으며 교회는 활력을 찾았다. 경제도 부흥했다. “캐나다에서 한 마음과 한 뜻을 지닌 남은 자들이 함께 기도할 때 국가가 변화될 수 있다는 사실을 경험했습니다. 정말로 하나님 나라의 역사는 사람들의 수에 달려 있지 않습니다. 소수의 남은 자들이 하나님과 동행하며 한 마음을 지닐 때에 저주 받은 나라가 축복의 국가로 변화될 수 있습니다. 그 가능성을 캐나다에서 본 것이지요.”
2000년대 중반에 데미안에게 갑자기 중국에 대한 마음의 부담이 생겼다. 하나님이 불현듯 그에게 물었다. “중국을 향한 나의 목적이 이뤄질 때까지 너의 인생을 내려놓을 수 있겠니?” 하나님은 이사야서 62장의 파수꾼의 역할을 그에게 부여해줬다. 2006년에 처음으로 중국을 방문한 그는 한 가정집에서 15명의 중국인 크리스천 리더들과 모임을 가졌다. 모임마다 하나님이 방문하셨고 함께 믿음의 여정을 걷는 사람들은 150여명으로 늘어났다. 예배를 드리며 주의 임재 가운데 들어가면서 모든 사람들의 마음이 하나가 됐다. 이들은 중국 땅에서 주님의 뜻을 이루는 선한 도구가 되기로 언약을 맺었다.
하나님은 데미안에게 “더 이상 작은 그룹으로 모이지 말고 온 중국의 잃어버린 가족들을 집으로 돌아오게 하라”고 말씀하셨다. “아버지가 자녀와 뭔가 일을 하려 할 때에는 먼저 자녀들을 집으로 오게 하잖습니까. 그래서 우리는 모임을 홈커밍이라고 불렀지요. 홈커밍은 하나님 아버지가 중국인 자녀들을 집으로 불러 모으시는 것입니다.”
2010년에 홍콩에서 첫 번째 홈커밍이 성공리에 열렸다. 2012년에는 중국의 5대 가정교회 리더들이 모여 자신들의 깃발을 내려놓고 한 가족이 될 것을 다짐했다. 그것은 기적과 같은 일이었다. “사람들의 상상을 뛰어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하나님은 중국을 통해 열방의 복음화를 이루기 원하십니다. 그것이 중국의 데스티니(destiny·운명)입니다.”
2012년에 갑자기 그에게 이런 마음이 들었다. ‘하나님, 한국은 어디 있습니까? 지난 시절 한국교회는 자신들의 모든 것을 던져 열방을 섬겼습니다. 지금 중국 안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은 한국 교회의 수고 때문입니다. 그런데 한국이 어디 있습니까? 한국도 함께 서야 합니다.’ 그것은 하나님이 주신 울부짖음이었다.
2012년 9월부터 그는 다섯차례 한국을 방문했다. 한국 방문을 통해서 데미안은 ‘하나님께서 지금 한국을 깨뜨리고 계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한국교회와 리더들 사이에 있는 상실감과 무너짐을 보았다. “사실 그런 모습을 보았을 때 역설적으로 너무 기뻤습니다. 주님이 한국 교회를 다시 사용하실 키가 바로 깨어짐과 겸손이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은 이제 한국 교회의 강점이 아니라 상실감과 깨어짐, 겸손을 통해서 자신의 일을 이뤄나가실 것입니다.”
데미안은 한국에서 영적 아버지가 필요하며 말라기 4장에 나온 대로 아버지의 마음과 자녀의 마음이 하나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연약함과 깨어짐을 그대로 받아들이면서 아버지께로 어서 달려가야 한다고 말했다. 하늘 아버지는 우리의 품질이 아닌, 우리 존재 자체를 그대로 받아들이신다는 사실을 한국 교회가 인식하며 하나님이 부여해주신 데스티니를 찾아야 한다고 언급했다.
“지난 시절에 한국은 하나님을 잘 섬겼습니다. 그것이 아버지 마음을 기쁘게 했습니다. 하나님은 이제 ‘내 힘으로 할 수 있다’고 말하는 한국 교회를 깨뜨리셔서 겸손하게 열방을 위한 아비와 어미로 서기를 원하십니다. 열방이 한국 교회의 어깨 위에서 자신들의 운명을 찾도록 해 주는 것이 한국 교회의 운명이며 그것이 하나님의 마음입니다.”
데미안은 한국과 중국이 함께 손을 잡고 기도의 자리에 섰을 때에 일본이 돌아오며 남과 북이 하나가 될 것이라고도 언급했다. 그는 특별한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자아실현의 욕망을 내려놓고 하나님의 뜻을 실현하는 데 진력하다 보면 모든 일은 하나님이 하신다고 했다.
이태형 국민일보기독교연구소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