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더풀 K푸드·메이드 인 코리아”… 美 사로잡은 韓流
입력 2013-08-26 18:42 수정 2013-08-26 22:12
지난 24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엔젤레스(LA) 도심에 위치한 메모리얼 스포츠 아레나. 친구들과 함께 왔다는 앨리카(14)양은 처음 맛보는 비빔밥과 컵라면에 연신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었다. 그는 “콘서트에 와서 비빔밥과 컵라면을 처음 먹어봤는데 색다른 맛이었고 맛있었다”며 “내가 좋아하는 가수와 같은 음식을 먹는다고 생각하니 신이 난다”고 말했다.
한류 문화와 한국 제품을 동시에 체험할 수 있는 ‘케이 콘(K-CON)’ 현장에는 10대 소녀들의 발길이 끝없이 이어졌다. 빅뱅의 G드래곤, EXO, f(x) 등 8팀의 한국 가수들이 나서는 공연장에는 현대자동차, 아시아나항공, 농심, SM엔터테인먼트 등 75개 한국 기업이 부스를 차려놓고 브랜드와 제품을 알리는 데 주력했다.
행사장 곳곳에서는 한국 가수의 옷차림을 하고 한국 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 청소년들을 쉽게 볼 수 있었다. 25일까지 이어진 콘서트에 2만명이 넘는 관객이 몰렸다. 행사를 주관한 CJ그룹은 “K-CON은 콘서트와 콘텐츠, 컨벤션이 결합된 세계 유일의 한류 축제”라며 “한 나라를 테마로 해 문화와 서비스, 제품 시장이 결합된 축제가 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현장에선 비빔밥을 만들어볼 수 있는 ‘케이 푸드(K-food) 클래스’, 한류 스타의 메이크업을 배우는 ‘케이 팝(K-pop) 페이스 워크숍’, 한국산 자동차 시승식 등 다양한 이벤트가 열렸다. SM타운에서는 소속 가수들의 사진이 들어간 티셔츠와 기념품을 판매했다. 티셔츠 한 장이 40∼50달러로 비싼 편이었지만 줄이 길어 10분 넘게 기다려야 살 수 있을 만큼 인기를 끌었다. 액세서리 업체 엠주, 이도 녹차, 하이첸 화장품 등 20여개 국내 중소기업도 한류를 등에 업고 미국 젊은이에게 제품을 선보이는 기회를 가졌다.
현대자동차 미국 법인 관계자는 “현대차는 미국 시장에서 경제적 능력이 있는 기성세대를 타깃으로 마케팅을 벌여 왔다”며 “이제는 젊은층에게 포커스를 맞춰 미래 잠재고객을 개발하는 데 주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주홍 CJ푸드 미국법인 대표는 “K-CON은 한국에 우호적인 미국 젊은층이 한데 모이는 자리”라며 “기업 입장에선 브랜드와 제품을 알리고 실제 구매로 이어지게 하는 최적의 기회”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K-CON은 89개 미국 매체, 신화통신 등 15개 해외 매체가 보도해 총 200억원의 홍보효과를 거뒀다. 올해는 홍보 효과가 300억∼4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CJ는 내년에 K-CON을 일본·중국으로 확대해 연 3∼4회 개최할 계획이다. 미국·일본·중국 3개국은 한국제품 수출 비중이 높은 곳으로 한류를 통해 제품 판매를 견인하는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된다. 2015년 이후에는 동남아, 2020년 이후에는 유럽과 남미, 중동지역에서도 진행할 방침이다. CJ는 2020년이 되면 세계에서 K-CON에 참가하는 인원이 연간 40만명에 이르러 소비재 수출이 2조원, 콘텐츠 수출은 6600억원, 관광 수요는 29만명 가량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를 토대로 2020년 매출 40조원 중 글로벌 비중을 70%까지 높인다는 계획을 세웠다. 지난해 말 한류미래전략연구포럼은 2011년 한류의 경제효과가 5조6170억원에 달했다고 추산했다.
서상원 CJ E&M 미국 대표는 현지 기자간담회에서 “K-CON은 한류를 확산·유지시키고 국내 기업들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며 세계 시장에서 잠재적 소비자를 키운다는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로스엔젤레스=권지혜 기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