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경 전 여아도 난소암 안심 못해
입력 2013-08-26 17:16 수정 2013-08-26 17:17
난소에 혹이 생긴 초경 전 여아(女兒)가 가장 많이 호소하는 증상은 복통이며, 특히 그 혹이 악성일 경우 배가 팽팽하게 부풀어 올라 단단해지는 복부팽만 발생빈도가 높아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는 다른 여성 암과 달리 청소년에게도 흔히 발생하는 난소암이 드물긴 해도 초경 전 여자 어린이에게도 생길 수 있고, 이 경우 복통과 복부팽만 증상이 적신호이므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뜻이어서 주목된다.
가톨릭의대는 산부인과학교실 허수영(사진), 기은영 교수팀이 1990년 1월부터 2012년 3월까지 12년 동안 서울성모병원에서 난소종양 절제수술을 받은 초경 전 여아 환자 65명을 추적 조사한 결과 전체의 47.7%(31명)가 수술 전 심한 복통을 호소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26일 밝혔다.
또 24.6%는 하복부에서 종괴(혹 덩어리)가 만져졌고, 12.3%는 뱃속에 가스가 가득 차서 복부가 팽팽해지는 복부팽만 증상, 6.2%는 질 출혈을 경험한 것으로 각각 조사됐다. 나머지는 맹장 수술 중 우연히 난소 종양이 있음을 알게 됐거나 배뇨 및 배변장애 증상을 호소했다.
나이 분포는 생후 8개월부터 15세까지로 평균 9세였다. 이 중 조직검사 결과 악성 종양, 즉 암으로 최종 확진된 환자는 14명(21.5%)이었다. 특이한 것은 양성 종양 환자의 경우 절반 이상이 복통(56.9%)을 호소한 반면 암 환자들은 손으로 배를 만져보면 느껴지는 덩어리가 있거나 복부팽만 증상을 호소하는 경우가 각각 35.7%로 대부분을 차지했다는 점이다.
이들이 복통을 느끼게 된 이유는 뱃속에서 난소가 비틀어져 있었기 때문이 77.4%로 가장 흔했다. 그 다음으로는 난소에 염증이 생겼거나 난소가 다른 장기와 붙어서(19.4%), 난소 파열(3.2%) 등의 순서였다.
허수영 교수는 “일반적으로 오른쪽 난소가 종양 때문에 비틀어져 제 위치를 지키지 못하고 벗어난 경우 맹장염(충수돌기염)으로 오인하기 쉽다”며 “초경 전 어린 아이라도 원인 모를 복통이 계속될 때는 복부초음파와 컴퓨터단층촬영(CT) 등 정밀검사를 받아보기 바란다”고 말했다. 연구결과는 의과학 분야 국제 학술지 ‘인터내셔널 저널 오브 메디컬 사이언스(IJMS)’ 최신호에 게재됐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