힙합계 ‘디스 전쟁’ 어디까지 가나

입력 2013-08-25 19:17


래퍼들이 음악을 통해 동료와 소속사를 공개 비난하는 ‘디스(diss)’를 이어가 파장이 예상된다. 그룹 슈프림팀 출신 이센스(본명 강민호·26)가 지난 23일 그룹 다이나믹 듀오의 개코(본명 김윤성·32)를 비판하는 랩을 공개하며 문제가 커지고 있다. ‘디스’는 힙합 문화 중 하나로, 음악을 통해 공개적으로 비난하는 행동을 가리킨다.

발단은 21일 스윙스(본명 문지훈·27)가 국내 힙합 뮤지션들을 비판하고 나서면서 시작됐다. 그의 랩에 다시 어글리덕, 테이크원, 야수 등 인디 래퍼들이 맞대응을 했다. 이러던 중 이센스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유 캔트 컨트롤 미(You Can’t Control Me)’ 음원을 공개하며 전 소속사인 아메바 컬쳐와 개코를 공격했다. 그의 자작 랩에는 “이거 듣고 나면 대답해 개코… 제일 얍삽한 게 너”, 전 소속사에는 “10억을 달라고? 아메바 컬쳐”라는 대목이 등장한다. 또 스윙스는 ‘황정민(King Swings Part.2)’이라는 자작 랩으로 슈프림팀의 멤버 사이먼디(본명 정기석·29)를 비난하며 이 팀에서 떨어져나간 이센스의 편을 들었다.

24일엔 ‘디스’를 당한 개코가 ‘아이 캔 컨트롤 유(I Can Control You)’를 발표하면서 “매일 풀려 있는 니 동공, 넌 열심히 하는 래퍼 애들한테 대마초를 줬네”라고 이센스의 대마초 사건을 언급했다. 25일 오전에는 사이먼디가 ‘사이먼 도미닉 컨트롤(Simon Dominic Control)’이라는 음원을 발표해 스윙스를 깎아내리고, 이센스도 두 번째 곡 ‘트루 스토리(True story)’를 통해 개코에게 “너넨 다 사기꾼”이라며 비난을 이어갔다.

특히 이번 ‘디스 전쟁’은 그룹 슈프림팀의 계약관계에서 발생한 갈등이 폭발했다는 점에서 향후 법적 문제로 비화될 수 있다. 슈프림팀은 2008년 다이나믹 듀오의 소속사인 아메바 컬쳐와 계약했다가 지난 7월 해체됐다. 이 과정에서 소속사로부터 홀로 계약 해지 통보를 받은 이센스가 자작 랩을 통해 ‘노예계약서를 받았다’ ‘소속사가 10억원 상당의 피해 보상을 요구했다’는 내용을 대중에게 폭로한 것. 이센스의 전 소속사인 아메바 컬쳐 관계자는 25일 “강력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공개 비판 움직임은 미국에서 먼저 시작됐다. 미국 신인 래퍼 켄드릭 라마(25)는 최근 빅션(Big saean)의 ‘컨트롤(Control)’이라는 곡에 피처링으로 참여해 에미넴, 드레이크 등 유명 힙합 뮤지션들을 ‘디스’했다. 그러자 미국 힙합 뮤지션들은 SNS를 통해 서로를 ‘디스’하는 곡들을 공개해 ‘디스 전쟁’이 펼쳐졌다.

김미나 기자 min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