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9월 18일 출구전략 시작될 것”

입력 2013-08-25 19:06

전 세계 금융시장의 이목이 쏠린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양적완화(자산매입) 축소 시기와 관련, 데니스 록하트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미 경제가 급격히 나빠지지 않는다면 9월 18일 양적완화 축소가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영국 로이터통신이 24일(현지시간) 전했다. 다음달 17∼18일 열리는 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 회의에서 미국의 출구전략이 시작될 것임을 기정사실화한 발언으로 해석됐다.

록하트 총재는 이날 미 와이오밍주 잭슨홀 미팅에 참석해 로이터 등 언론 인터뷰에서 “9월 FOMC가 열리기 전까지 미국 경제가 잘 돌아가고 있다는 게 확인되면 그 회의에서 양적완화 축소를 지지할 수 있다”고 밝혔다. FOMC 내에서 비둘기파로 분류되는 그는 13일까지만 해도 “연준의 양적완화 축소는 9월보다는 10월 또는 12월에 시작돼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그의 입장 선회로 볼 때 최근의 Fed 분위기를 전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다.

하지만 또 다른 비둘기파로 꼽히는 제임스 블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는 “9월에 서둘러 양적완화 규모를 줄여야 할 이유가 없다”고 맞섰다. 잭슨홀 미팅에 모인 각국 중앙은행장들 역시 블러드 총재처럼 미국의 출구전략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많았다. 특히 최근 출구전략 시그널만으로도 인도네시아, 인도, 터키 등 신흥국 금융시장의 동요가 컸던 탓에 신흥국 배려 요구가 제기됐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연설에서 “신흥시장의 위기에 대비해 국제사회가 협력해야 한다”며 “금융위기 초기 각국 중앙은행이 맺은 스와프협정 등이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아울러 아직 출구전략을 본격화할 때가 아니란 점을 강조했다. 신흥국 진영을 대표한 아구스틴 카스텐스 멕시코 중앙은행 총재 역시 “선진국이 출구전략을 시행할 때 상대적으로 경제체력이 취약한 신흥국을 배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잭슨홀 미팅의 첫 연설주자로 나선 로버트 홀 스탠퍼드대학 교수는 “고용시장 상황을 볼 때 미 경제가 예상보다 느리게 회복하고 있다”며 “미 경제가 제대로 회복될 때까지 연준은 양적완화 정책을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22일부터 사흘간 열린 잭슨홀 미팅은 각국 중앙은행 총재와 경제학자들이 모여 경제현안을 논의하는 연례행사다. 여기서 나온 논의가 연준의 통화정책에 영향을 주기도 하지만 이번 미팅에는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을 비롯해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 등 국제 금융계의 핵심 인사들이 불참해 김이 빠졌다.

백민정 기자 min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