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만에… ‘태풍 없는 여름’
입력 2013-08-25 18:16 수정 2013-08-25 22:56
올해는 태풍의 직접적인 영향을 한번도 받지 않고 여름(6~8월)이 저물 것으로 보인다.
지난 3년간 한반도에는 6~8월에 태풍이 2~4개 찾아왔다. 2010년과 2011년 2개씩 우리나라에 영향을 줬고, 지난해에는 8월에만 3개의 태풍이 왔다.
하지만 올해는 8월 마지막 주에도 태풍 소식이 없다. 지난 6월 21일 발생했던 4호 태풍 리피로 인해 제주도 남쪽 먼바다에 태풍주의보가 발효됐지만 직접적인 영향은 없었다. 지난 18일 발생한 13호 태풍 페바 역시 열대저기압으로 바뀔 것으로 보여 한반도까지 올라올 가능성은 크지 않다. 이렇게 ‘태풍 없는 여름’은 2009년 이후 4년 만이다.
지금까지 태풍이 찾아오지 않은 건 북태평양고기압이 한반도 상공에 강하고 넓게 자리 잡아 태풍의 접근을 막았기 때문이다. 올여름 태풍은 대부분 중국 쪽으로 이동해 중국에 많은 피해를 줬다.
북태평양고기압은 수축과 팽창을 반복하다 대개 9월이 되면 세력이 약해져 태평양 쪽으로 물러나기 시작한다. 대륙의 고기압과 힘을 겨루다 대륙 고기압에 자리는 내주는데 이 틈새를 따라 태풍이 진행한다. 북태평양고기압의 수축 정도에 태풍 진행 방향이 결정되는 것이다.
기상청은 9월 한반도에 영향을 미치는 태풍이 평균 0.8개인 점을 감안해 올해도 평년과 비슷한 1개 정도가 우리나라에 찾아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2005년에도 여름 태풍이 없었지만 9월에 14호 태풍 ‘나비’가 제주도와 동해안을 강타했다. 김현경 기상청 기후예측과장은 “올해는 한반도 주변의 수온이 대체로 높아 9월에 태풍이 온다면 강한 태풍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번 주는 28일까지 내륙 지역에서 낮 최고기온 30도가 넘는 곳이 많겠다. 29일 전국 대부분 지역에 비가 오겠으며 충청도 일부와 제주도는 30일까지 비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강원도 영동지방에서는 동풍과 지형적 요인으로 31일 비가 내릴 전망이다.
박요진 기자 tru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