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도가 여중생 성매매까지… 위기의 육사

입력 2013-08-25 18:01

대한민국 육군의 최우수 장교들을 길러내는 육군사관학교가 성(性) 군기 위반 등 잇따른 생도들의 일탈행위로 위기를 맞고 있다. 육사가 장교를 배출하는 것이 아니라 범죄자를 양산하고 있다는 비난까지 나오는 실정이다.

육군은 25일 “군 검찰이 미성년자와 성매매한 뒤 휴대전화를 훔친 혐의로 4학년 육사 생도 조모(22)씨를 구속했다”고 밝혔다. 육사 생도가 성매매 혐의로 구속된 것은 1946년 개교 이래 처음이다. 육군에 따르면 조씨는 지난달 13일 인터넷 채팅으로 알게 된 중학교 3학년생 B양(16)과 성관계를 맺고 대가를 지불하지 않은 채 이 학생의 휴대전화를 훔쳐 달아났다.

피해학생은 곧바로 절도 혐의로 신고했으며 경찰은 지난 22일 여름휴가로 집에 와 있던 조씨를 체포했다. 경찰은 1차 조사 후 군 검찰에 이첩했다. 군은 조씨를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중징계한 뒤 퇴교시킬 예정이다.

육사 생도의 성 군기 위반사고는 처음이 아니다. 지난 5월 22일 교내 회식자리에서 폭탄주를 마신 4학년 남생도가 술에 취해 2학년 여생도를 생활관에서 성폭행했다. 이 사건으로 육사교장이 전역 조치됐다. 지난 5일 6·25전쟁 참전국인 태국에서 해외봉사활동 중이던 육사 3학년 생도 9명이 숙소를 무단이탈해 술을 마시고 마사지 업소를 찾은 사실도 드러났다.

평택대 차명호 교수는 “육사에 여생도가 입교한 지 10여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남성중심적인 문화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면서 “국가와 민족을 위해 헌신한다는 육사 특유의 자부심이 많이 약화됐음에도 보완할 수 있는 대책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육사는 여름휴가 중인 생도 전원을 당초 일정보다 이틀 빠른 29일 복귀시키고 다음 달 9일까지 자숙과 인성교육을 위한 집중 토의 시간을 갖기로 했다. 생도 생활을 관리하는 훈육관 20명도 전원 교체키로 했다. 이와 함께 교내 성폭행 사건 후 구성된 육사 태스크포스(TF)는 26일 생도들의 일탈행위 방지 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