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우 측 추징금 분납 못마땅… 전 사돈 측 “80억 차라리 기부”

입력 2013-08-25 18:01

신명수 전 신동방그룹 회장 측이 25일 사돈인 노태우 전 대통령과 동생 재우씨 측에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

노 전 대통령 형제는 지난 23일 미납추징금 230억4300만원 중 150억원을 재우씨가 내는 합의문에 서명했다. 합의는 신 전 회장 측이 나머지 80억4300만원을 분납하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다. 신 전 회장 측은 자신의 결정이 이뤄지기 전에 노 전 대통령 형제가 합의 사실을 공개한 것이 못마땅한 눈치다. 추징금 완납이 마치 신 전 회장의 결정에 달려 있는 것처럼 여론을 몰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신 전 회장 측 대리인은 “80억여원을 기부 형식으로 사회에 헌납할지 추징금 납부에 보탤지 결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노 전 대통령 형제 측이 신 전 회장을 압박하는 언론플레이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말기암 선고를 받은 신 전 회장은 두 달 전 재산 80억원을 사회에 기부하겠다는 뜻을 가족들에게 밝힌 바 있다. 신 전 회장의 측근 A씨는 “지난주 신 전 회장의 자녀들이 모인 가족회의에서는 ‘차라리 애초 계획대로 80억여원을 법무부에 기부하자’는 격앙된 목소리도 나왔다”고 전했다.

미국에 치료차 머물고 있는 신 전 회장은 여전히 80억원 분납을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노 전 대통령 추징금 문제를 마무리 지으려는 검찰의 요청과 ‘추징금 완납’으로 기운 여론이 부담이다. 검찰 관계자는 “노 전 대통령과 재우씨 측이 관련 사실을 먼저 공개한 데 대해 신 전 회장 측이 서운해 할 수 있다”면서도 “추징금 납부 문제는 잘 해결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정현수 기자 jukebo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