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속 다운재킷·모피 등 겨울 상품전… ‘역계절 윈윈 마케팅’ 백화점들 재미 쏠쏠

입력 2013-08-25 17:22


최근 한 백화점 매장에 산타클로스 복장을 한 마네킹이 한 구석을 차지했다. 폭염이 기승을 부리는 한여름에 두꺼운 겨울옷, 모피 등이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갔다. 바로 ‘역계절 마케팅’이다.

롯데·현대·신세계 등 주요 백화점들은 이달에 겨울의류 특가 판매전으로 쏠쏠한 재미를 봤다. 소비자들은 겨울 상품을 저렴하게 살 수 있고, 백화점은 겨울 상품 재고를 털어낼 수 있었다. 업계에선 장기 불황에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윈윈 마케팅’의 좋은 사례로 본다.

롯데백화점은 지난 9일부터 22일까지 본점과 잠실점 등 전국 9개 주요 점포에서 ‘8월의 크리스마스’ 행사를 열어 총 22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고 25일 밝혔다. 롯데는 지난해에도 같은 행사를 기획해 당초 잡았던 목표보다 15% 웃도는 실적을 기록했다. 올해는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6.5% 뛰었다. 특히 고가의 모피는 지난해보다 올해 두 배 이상 많이 팔린 것으로 전해졌다. ‘역계절 마케팅’이 재미를 보자 롯데는 다음달 1일까지 전국 점포에서 다운재킷을 지난해 가격에 판매하는 할인 행사를 진행하고 나섰다.

현대백화점은 무역센터점 리뉴얼 재개장을 기념해 25일까지 대규모로 ‘해외패션 대전’을 열고 가을·겨울 시즌 상품 비중을 60% 이상까지 늘렸다. 본점과 무역센터점 등 수도권 8개 점포에서는 29일까지 주요 아웃도어 브랜드가 참여하는 ‘구스다운 페스티벌’을 열고, 천호점에선 같은 기간 디자이너의류·여성캐주얼 상품군 위주로 대규모 겨울 상품전을 진행한다.

신세계백화점도 25일까지 인천점에서 아웃도어 대전을 벌였고, 의정부점에서는 프리미엄 모피 대전을 열었다. 지난 9일부터 닷새간 열었던 ‘한여름 모피대전’에서는 주요 브랜드별 20∼30% 가격 할인 행사를 벌여 애초 계획했던 목표보다 150% 초과 달성하는 기록을 거뒀다. 신세계는 지난 15일부터 나흘간 리폼 모피를 싼 값에 판매하는 ‘모피 벼룩시장’도 열고 있다.

아웃도어 업체들은 겨울용 다운점퍼 제품을 미리 판매하는 프로모션을 진행했다. 코오롱스포츠는 지난달 30일부터 3주간 다운 선판매 프로모션을 진행하면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매출이 200% 상승했다. 블랙야크도 지난 9∼18일 판매를 집계한 결과 지난해 동기 대비 다운 제품 선판매율이 3배가량 늘었다. 블랙야크는 올해에는 헤비다운 재킷으로까지 선판매 대상을 확대했다.

업계 관계자는 “겨울 의류는 매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제품”이라며 “최근 역계절 마케팅이 활성화되면서 소비자들에게 여름이 겨울용품을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는 적기라는 인식이 자리잡고 있다”고 말했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