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을 넘어 미래한국으로] 의회 진출 여성 비율, 한국의 2배

입력 2013-08-25 17:41 수정 2013-08-25 20:40


‘32.9%(25위) 대 15.7%(86위).’

독일과 한국 의회에 진출해 있는 여성 비율을 보여주는 지표다. 국제의원연맹(IPU)이 7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순위는 물론 숫자 면에서도 압도적으로 독일이 앞선다. 독일은 620명 재적의원 중 204명이 여성인 반면, 우리나라는 300명 가운데 고작 47명이다. 독일 여성 정치인에게 남녀평등은 더 이상 좋은 이슈가 못된다. 복지·교육 등이 사회 이슈로 떠오르면서 정책 수립에 있어서 여성의 역할이 커진 데 따른 것이다.

전 세계 ‘파워우먼’ 1위인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그 선두에 있다. ‘첫 여성 총리’ ‘첫 여성 당수’ 등 수많은 타이틀을 지녔다. 또 독일 16개주(州) 중 4곳 주총리가 여성이고, 당수도 3명이나 될 정도로 여성 정치인들은 ‘대세’다. 이들 모두 9월 총선에서 메르켈 총리에 맞설 주자들로 거론된다.

우즐라 폰 데어 레인(55) 노동사회부 장관은 메르켈 총리의 강력한 대항마로 꼽힌다. 고향인 니더작센주 장관을 역임했고 2005년 메르켈 정부에서 가족·노인·여성·청소년부 장관을 맡았다. 소속 기독교민주당(CDU)의 당론과 배치되는 여성할당제 등의 정책을 관철시키며 ‘브레이크 없는 터보’란 별명을 가졌다. 또 지난해부터 무섭게 부상한 한네로어 크라프트(52) 노르트라인 베스트팔렌주 총리의 바람도 심상치 않다. 사회민주당(SPD)의 기대주로, 소탈한 성격에 ‘보통사람’이라는 이미지 때문에 높은 지지를 받는다. 2009년 당 부대표로 선출됐으며, 2010년 상원의장에 선출돼 ‘첫 여성 의장’이란 기록을 남겼다.

여당인 기민당과 제1야당인 사민당 외에도 소수정당에서 여성 정치 리더들의 선전은 더 뚜렷하다. 녹색당 한 인사는 “현 정부의 연정파트너인 자유민주당(FDP)은 아예 여성 할당제가 없고, 기민·사민당도 많아야 30% 이하다. 하지만 우리는 최소 50%란 엄격한 쿼터제를 시행 중”이라고 했다.

이 때문인지 총리 후보로도 카트린 괴링 에카르트(47)가 당원 투표를 통해 선출됐다. 1989년 녹색당 창립 멤버로 당내 사무총장, 원내대표, 대변인을 맡았고 연방의회 부의장을 역임했다. 2004년 재선 이후 쭉 당 대표를 맡고 있는 클라우디아 로스(58)도 여성이다.

베를린=김아진 기자

■ 도움 주신 분들

▲토비아스 도우 사회민주당(SPD) 대변인 ▲페테르 블레히슈미트 자유민주당(FDP) 대변인 ▲옌스 알트호프 녹색당 대변인 ▲안드레아스 슐체 독일연방정치교육원 홍보센터장 ▲프라우 카트라 뮐러 프리드리히 에버트 재단 아시아 담당 연구원 ▲김재신 주독일대사 ▲윤종석 주독일 한국문화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