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건 감사원장 전격 사의 표명
입력 2013-08-23 23:23
양건 감사원장이 23일 박근혜 대통령에게 전격적으로 사의를 표명했다.
양 감사원장은 전임 이명박정부 시절인 2011년 3월 11일 임명됐으며, 잔여 임기 약 1년7개월을 남겨놓은 상태다. 양 감사원장의 사표가 수리될 경우 헌법상 보장된 4년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중도 사퇴하게 돼 이를 둘러싼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양 감사원장은 새 정부 초기 일각의 교체설에도 불구하고 유임됐으나 4대강 감사결과 발표 등으로 인해 논란의 중심에 섰다. 전임 이명박정부를 겨냥한 반면 박근혜 대통령과 코드를 맞추기 위한 감사에 치중한다는 ‘코드감사’ 논란을 낳으며 여권 내부 갈등의 원인을 제공했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지난달 10일 ‘대운하 공약’ 포기 후에도 대운하를 염두에 두고 4대강 사업을 설계했다는 감사결과를 내놓은 뒤 결과적으로 임면권자인 박 대통령에게 ‘정치적 부담’을 준 데 대해 고심하다 결국 사의를 표명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선 사실상 ‘경질’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정치적으로 해석될 수 있는 감사결과 발표 등에 대해 조직 내부에서조차 그의 판단에 의문을 제기했고, 조직 장악 능력에도 문제가 있었다는 것이다.
한양대 법과대 교수 출신인 양 감사원장은 사퇴 후 대학으로 돌아가겠다는 뜻을 주변에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양 감사원장의 사표가 수리되면 곧 후임 인선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본인들의 의사와 관계없이 지난해 대선 당시 새누리당 정치쇄신특별위원장을 지낸 안대희 전 대법관과 김영란 전 권익위원장, 목영준 전 헌법재판관 등이 거론되고 있다.
정승훈 기자 shj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