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 큰 경찰이 호위… 보시라이 왜소해 보이게 연출

입력 2013-08-23 18:41

보시라이 재판이 열린 지난시 중급인민법원 5호 법정은 이 법원에서 가장 큰 법정이다. 하지만 최대수용 인원은 100여명에 불과하다. 당국은 보시라이 가족, 기자, 사회 각계 인사 등 110명을 방청객으로 미리 선정했다. 법정은 이에 따라 빈자리가 없었다.

심리 이틀째인 23일에는 법정에 나온 보시라이 가족 5명의 사진이 법원 웨이보를 통해 공개됐다. 이들은 앞에서 두 번째 줄 좌석에 나란히 자리잡고 있었다. 보시라이와 첫 번째 부인 리단위(李丹宇)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 리왕즈(李望知), 보시라이 여동생 보샤오잉(薄小瑩), 구카이라이 언니 구왕장(谷望江), 보시라이 형 보시융(薄熙永), 보시라이 남동생 보시닝(薄熙寧)이 그들이다.

첫날 재판을 지켜본 리왕즈는 홍콩 언론에 발표한 성명을 통해 “아들로서 아버지의 고통을 공유하며 동시에 아버지의 인내와 강한 의지에 자랑스러움을 느낀다”면서 보시라이에게 불리한 증언을 한 다롄국제발전유한공사 총경리 탕샤오린(唐肖林)을 강하게 비난했다. 미국 컬럼비아대에서 석사학위를 받은 리왕즈는 2007년 할아버지 보이보(薄一波) 사망 이후 이번 재판 방청을 통해 처음으로 아버지 보시라이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당국은 법정에 나온 보시라이가 왜소하게 보이도록 의도적으로 연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보시라이보다 훨씬 키가 큰 경찰을 그의 좌우에 자리잡도록 한 것이다. 보시라이의 모습이 부각돼 보이는 상황을 경계했기 때문이다. 한 네티즌은 “보시라이의 키가 180㎝가 넘는데 옆에 있는 경찰은 190㎝도 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난=정원교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