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화학무기 맹독성 신경가스”… 피해자 동공축소·호흡곤란

입력 2013-08-23 18:40

최근 시리아에서 민간인 공격에 사용된 화학무기가 사린 등 맹독성 신경가스일 가능성이 제기됐다고 AFP통신과 가디언 등이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시리아 현지에서 인권활동가들이 촬영해 공개한 영상을 본 화학·무기 전문가들은 피해자들의 증상이 사린이나 VX 같은 신경약품에 노출된 것과 일치한다고 말했다.

영상에서 피해자들은 경련과 동공 축소, 호흡 곤란 등을 보였다. 입에 거품을 문 채 의식을 잃은 사람도 있었다. 의사들은 이들에게 산소를 공급하고 심폐소생술을 시도했다.

사린가스는 제2차 세계대전 때 독일 나치가 대량살상을 위해 개발한 화학무기다. 색깔과 냄새가 없지만 독성이 청산가리보다 500배 높다. 1995년 3월 일본 도쿄에서 신흥종교단체인 옴진리교가 지하철 테러에 사용했다. 또 다른 신경가스인 VX가스는 사린보다도 독성이 100배 이상 강해 몇 분 만에 목숨을 앗아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위스 출신 화학무기 전문가 스테판 모글은 “희생자들은 신경전달 물질인 아세틸콜린 분해 작용을 억제하는 독소에 노출됐을 때 나타나는 전형적인 증상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여러 증상이 복합적으로 나타났다는 점을 지적하며 신경가스 사용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프랑스 화학무기 전문가 장 파스칼 잔데르도 같은 의견을 내며 “처음에는 신경독이 사용됐다는 주장을 믿지 못했지만 영상을 보고 의견을 바꿨다”고 말했다.

현재 유엔은 시리아 정부의 비협조로 현장 조사에 애를 먹고 있어 화학무기 사용 여부를 확인하지 못하고 있다. 화학무기 사용이 아직 불확실하다는 점은 미국이 시리아 사태 개입에 뜸을 들이는 명분이기도 하다.

강창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