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유출 심각… ‘괴담’이 현실되나

입력 2013-08-23 18:40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유출 문제가 심각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오염수를 저장하는 지상 저장탱크 인근 배수구에서 고농도 방사성 물질이 검출된 데 이어 오염수 유출이 의심되는 저장탱크도 추가로 2개가 확인됐기 때문이다.

도쿄전력은 23일 오염수 누수가 발생한 H4 저장탱크군 주변 100m 하류의 배수구 물을 조사한 결과 베타선을 방출하는 방사성 물질이 ℓ당 200∼580베크렐 검출됐다고 밝혔다. 이 같은 수치는 탱크 주변에 비해 약 3∼8배 높은 수치다. 배수구는 태평양과 직접 연결돼 있다.

도쿄전력은 또 지상 저장탱크 300개에 대한 전수조사 결과 H3 저장탱크군 2개의 바닥에서도 시간당 70∼100밀리시버트(mSv)의 높은 방사선이 검출되는 것을 확인했다. 오염수를 가두는 저장탱크의 수위가 낮아지지 않고 외형상 누수 흔적도 없지만 방사선량이 높은 것으로 미뤄 미량의 오염수가 새나갔을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앞서 도쿄전력은 21일 저장탱크에서 300t의 오염수가 태평양으로 직접 유출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또 탱크 주변에 오염수를 차단하기 위해 설치된 콘크리트 차단보의 배수 밸브 24개가 열려 있는 것도 확인했다.

도쿄전력은 지난 4월 원전 내 지하 저수조에 있던 고농도 오염수가 유출되자 지상탱크가 안전하다며 방사성 세슘을 제거한 뒤 탱크에 저장했다. 개당 1000t씩 오염수를 저장하는데 그때그때 지상 탱크를 증설해 왔다.

추가 오염을 막기 위해 설치한 저장탱크에서도 누수가 발견되는 등 상황이 심각해지자 일본 원자력위원회는 23일 오염수가 유출된 저장탱크에 관계자를 파견해 현지조사에 착수했다. 또 경제산업성은 오염수 유출과 탱크 제작 공법과정에 상관관계가 있는지도 살펴보는 등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한편 후쿠시마 앞바다에서 지난 6월부터 시험 조업을 해온 소마시 소마후타바 어업협동조합은 오염수 유출에 따른 해양오염 우려로 다음 달 1일부터 조업을 중단키로 했다. 이와키시 어업협동조합도 다음 달 시행하려던 시험조업 일정을 연기했다.

이제훈 기자 parti98@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