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랑 5호 지상교신 성공, 한반도 하루 두번 돌며 재난·북핵 감시

입력 2013-08-23 17:47


악천후나 야간에도 지구 관측이 가능한 다목적실용위성 아리랑 5호의 발사 성공에 따라 우리나라는 대형 재난·재해 감시 및 대응, 국토·자원 관리, 북한 핵 감시 등에 활용될 고해상도 영상 정보 확보에 새로운 동력을 얻게 됐다. 아리랑 5호는 앞으로 약 6개월간 기능 시험 및 초기 운영을 거친 뒤 본격 임무 수행에 나설 계획이다.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23일 오전 5시35분 대전 항우연 지상국이 아리랑 5호와 첫 교신에 성공했으며 태양 전지판이 정상적으로 펴지고 위성 상태도 양호한 것을 최종 확인했다고 밝혔다. 아리랑 5호는 전날 오후 11시39분 러시아 야스니 발사장에서 드네프르 로켓에 실려 발사됐다. 아리랑 5호는 민간 분야를 제외하고 우리나라가 쏘아올린 10번째 위성에 이름을 올렸다.

아리랑 5호는 국내 최초 ‘영상 레이더(SAR)’를 장착해 전천후 관측이 가능하다. 기존 전자광학카메라를 탑재한 아리랑 2·3호는 가시광선을 사용해 햇빛이 없는 밤이나 구름이 낀 날에는 지상 관측을 하지 못한다. 올해 2월 북한 핵실험 당시 아리랑 2·3호 모두 궂은 날씨 때문에 핵실험장인 함경북도 길주군 인근의 사진 촬영에 실패한 것도 이 때문이다. 반면 SAR는 마이크로파를 지상에 쏘아 반사되는 신호를 합성해 영상을 얻는다. 마이크로파는 구름을 통과하기 때문에 흐린 날씨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

해상도는 아리랑 2호와 같은 1m(가로·세로 1m 물체를 한 점으로 표시)로, 아리랑 3호(0.7m)보다 약간 떨어지지만 지상의 택시와 트럭을 구분할 수 있을 정도다. 이상률 항우연 항공우주시스템연구소장은 “SAR 위성은 광학위성이 하지 못하는 굉장히 미세한 변화를 탐지할 수 있다. 지하철 공사에서 땅을 판다거나 할 때 1∼2㎜ 정도의 작은 움직임도 다 잡아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2000년 중후반부터 독일, 러시아, 이스라엘 등은 전천후 관측과 다양한 해상도로 영상 획득이 가능한 SAR 위성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아리랑 5호는 향후 5년간 550㎞ 상공에서 낮과 밤 하루 2차례 한반도를 관측해 영상을 보내온다. 기존 아리랑 2·3호의 광학영상과 융·복합을 통해 세계 위성영상 시장에서 시너지를 창출할 전망이다.

항우연 관계자는 “내년 중 야간에 지상 물체를 식별할 수 있는 적외선 관측위성인 아리랑 3A호가 발사되면 미국과 러시아 등 우주선진국과 대등한 위성관측 능력을 보유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