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바라크 석방… 이집트 검찰 명령으로 軍병원 이송
입력 2013-08-23 01:03
카이로 남부에 위치한 토라교도소에 복역 중이던 호스니 무바라크 전 이집트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풀려났다고 이집트 내무부가 밝혔다. 석방 직후 무바라크는 군 병원으로 호송됐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이집트 검찰은 이날 교도소로 공문을 보내 무바라크를 석방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군대가 교도소 주변을 철통같이 경비하는 가운데 헬리콥터 한 대가 교도소 내부에 착륙했다. 교도소 바깥에는 무바라크 지지자 수십명이 몰려 있었다. 풀려난 전직 대통령은 헬리콥터를 타고 떠났다.
무바라크는 1981년 안와르 사다트 전 대통령이 암살된 뒤 대통령직을 승계, 다섯 차례 연임하며 30년에 걸쳐 장기집권했다. 그러나 2011년 일어난 시민혁명으로 권좌에서 물러난 뒤 시위대 학살 등의 혐의로 종신형을 선고받고 복역하고 있었다. 현재 진행 중인 항소심에서 무바라크는 모든 혐의를 강력히 부인하고 있다. 이번 석방은 재판 중인 뇌물수수 혐의 가운데 한 건에 대해 변호인이 무죄를 입증하면서 이뤄졌다.
무바라크가 병원에서 퇴원하더라도 바로 자유를 되찾을 가능성은 별로 높지 않다. 하젬 엘베블라위 총리는 최근 군부가 선포한 비상사태에 의거, 그가 석방되면 즉시 가택연금할 것을 지시한 바 있다. 그러나 무바라크 석방으로 이집트가 시민혁명 이전 상태로 돌아간 것 아니냐는 의혹도 이는 상태다.
양진영 기자 hans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