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시라이, 아내 증언 반박 ‘법정 부부싸움’

입력 2013-08-22 22:07

22일 중국 산둥성 지난시 중급인민법원에서 열린 보시라이 전 충칭시 당 서기 재판에서는 보시라이가 아내 구카이라이(谷開來)를 두고 “가소롭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영국인 사업가 닐 헤이우드를 독살한 혐의로 복역 중인 구카이라이가 교도소에서 남편에게 불리한 증언을 했던 사실도 확인됐다.

검찰은 이날 보시라이가 탕샤오린(唐肖林) 다롄국제발전공사 총경리로부터 111만 위안(2억300만원)을 받았다는 혐의의 구카이라이 증언을 서면으로 제출했다. 이에 따르면 구카이라이는 “2000년대 초 다롄, 선양, 충칭 등의 집에 금고가 있었고 내가 수차례에 걸쳐 8만 달러와 5만 달러, 5만 위안씩 꺼내다 아들의 유학자금 등으로 썼다”는 취지의 증언을 했다. 구카이라이는 보시라이가 쉬밍(徐明) 다롄스더그룹 이사장 등 사업가들로부터 받은 돈을 아들 보과과(薄瓜瓜)의 유학자금 등으로 사용했다고도 말했다. 그동안 구카이라이가 보시라이에게 불리한 증언을 했다는 소문은 있었지만 확인되지는 않았다.

이에 대해 보시라이는 “구카이라이 증언은 매우 웃기고 가소롭다”고 반박했다. “구카이라이는 (다른 집에 있는) 큰 금고에 아주 많은 돈을 넣어두고 있었다”, “8만 달러보다 훨씬 많고 5만 위안보다 훨씬 많다”는 게 보시라이의 말이다. 두 사람은 각각 중국의 8대 혁명 원로인 보이보(薄一波) 전 부총리와 1930년대 항일전쟁의 영웅 구징성(谷景生) 장군을 부친으로 두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소식통을 인용, 구카이라이가 보시라이에게 증언을 하기로 한 것은 중국 당국이 아들에 대한 안전보장을 약속한 대가라고 분석했다.

양진영기자 hansin@kmib.co.kr